갈수록 전문화되어가는 세상에서 이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주는 인터페이스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중요성에 반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힌 복잡한 프로젝트 이런 촉매제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나는 이를 '휴먼 인터페이스' 라 정의하기로 했다.
훌륭한 휴먼 인터페이스는 자격요건을 걸어놓고 채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팀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결속력을 다지고, 막힘없이 일이 술술 풀리도록 도와준다. 그 업무 중에서 본인이 업무인 경우는 거의 없다. 단지 항상 주변 사람들과 그들의 일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내가 도와줄 부분은 없는지 고민한다.
아래는 '피플웨어'에 나온 훌륭한 촉매제에 대한 사례 일부이다.
몇 년 전 사내 교육으로 설계 과목을 가르치던 중 상사 한 명이 내게 수강생 몇 명 (자기 프로젝트 팀원)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특히 여성 한 명에 대한 평가를 궁금해했다. 상사가 그 여성을 미심쩍어한다는 사실이 명백했다.
"그 여직원이 프로젝트에 어떤 공헌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뛰어난 개발자도 아니고 우수한 테스터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닙니다."
조금 조사했더니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회사에서 일한 12년 동안 그 여성이 참여한 프로젝트는 모두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그녀의 공헌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녀가 있으면 프로젝트는 항상 성공했다. 일주일 동안 수업하며 그 여성을 지켜보고 동료 몇 사람과 대화한 결과 나는 그녀가 뛰어난 촉매라 결론지었다. 그녀가 끼면 저절로 팀의 결속력이 좋아졌다. 그녀는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고 잘 지내게 도왔다. 그녀와 일하면 프로젝트가 더욱 재미있었다.
나는 상사에게 이것을 설명하려고 애썼으나 실패했다. 그는 촉매의 역할이 프로젝트에 필수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 피플웨어, 톰 드마르코
위 사례에 나온 여성이 하는 일을 매뉴얼로 작성할 수 있을까? 작성이 가능하더라도 그녀와 같이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훌륭한 상사는 촉매제의 중요성을 알고 그 가치를 인정해준다. 조직에는 반드시 훌륭한 휴먼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왜 그럴까?
일반적으로 훌륭한 휴먼 인터페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식을 채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훌륭한 품성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을 감성적으로 잘 이해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감정노동의 영역을 매우 잘 수행한다. 훌륭한 DB를 설계하는 일보다는 프로젝트 멤버인 영수가 잔뜩 낙담해있는 이유를 알고 기운을 북돋아지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이다.
훌륭한 촉매제는 한 영역의 전문가 5명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들은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으며, 문제를 해결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 그 가치는 더욱더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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