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속성(어떤 사람이 권력을 가지게 되는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서방세계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결정한 러시아의 리더는 푸틴이라는 인물이다.
사실 나는 이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와 푸틴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지만 최근 일을 비롯해 흥미로운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그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러시아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서방과 미국의 봉쇄 전략으로 점점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듯하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푸틴의 전쟁이라는 한 수가 악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푸틴이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논하기 전에, 조금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바로 '권력'의 속성에 대해서다.
푸틴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그리고 권력의 속성에 대해 깊게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직관적으로 드는 몇가지 궁금증이 있을 것이다.
푸틴은 왜 전쟁을 일으킨 것일까? 푸틴은 싸이코패스인걸까? 애초에 왜 러시아 국민들은 푸틴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일까? 그들은 장기 집권을 위한 헌법 개정을 왜 막지 못했던 걸까? 그가 가진 권력이 그를 사탄으로 만든 것일까?
나는 문득 권력을 가진 자의 심리가 궁금해졌다.
최근 읽은 몇권의 책 중의 한 권인 '권력의 심리학(브라이언 클라스 저)'에서는 누가 권력을 얻고 권력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책의 내용을 나름 정라하면 아래와 같다.
권력이 사람을 악하게 만든다기보다는 악한 사람들이 권력에 더 쉽게 이끌리고, 갈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악한 리더가 탄생하기가 더 쉽다.
때로는 선한 사람들도 권력에 의해 부패하기도 한다.
대중들은 공격적이고 악한 사람을 더 강력하고 강한 리더라고 착각하기도 한다.(악한 사람을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권력은 생각만큼 뛰어난 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부패한 시스템은 부패한 사람들을 끌어딩기고, 정직한 시스템은 정직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따라서 올바른 맥락을 만들면 악한 사람들도 정화시킬 수 있다.
이는 크게 보면 국가라는 조직에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작게 보면 회사 또는 더 작은 동아리같은 조직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
필자가 다닌 회사에서도 부패하고 악한 리더의 사례가 있다. 내가 부서원으로 있던 당시 이미 악마가 되어있었지만 이전에 그를 경험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온화하고 품성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권력이 그를 그렇게 망쳐놓았던 것일까?
여튼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패한 권력을 정화시키는 시스템에 의해 제거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수년이라는 세월이 소요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꽤나 많은 수의 직원들이 그의 악행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거나 휴직을 해야만 했다.)
그가 퇴사한 이후 내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그를 호의적으로 생각했으며, 심지어 그리워하기까지 했다.(그 중 일부는 학대받다시피 했던 사람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를테면 "그 사람 참 모나기는 했어도 능력 하나만큼은 좋았었는데 말이야." 또는 "난 왜 그때 그가 그렇게 사람들을 채근했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둥 말이다.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롬이라고 보아야 할까?
그의 악행을 '대(大)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소(小)' 라고 보아야 할까? 우리 조직, 우리 국가에는 어떤 리더가 더 잘 어울리는걸까? 내가 리더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권력을 사용하는 일에 정답이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권력에 대한 여러가지 여러가지 궁금증을 아직 전부 해결하지는 못했으나 결국 심플하게 내 생각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인간을 협업을 통해 생존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2. 그러기 위해서는 권력을 가진 뛰어난 리더가 필요하다.(나는 리더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3. 뛰어난 리더를 선발하기 위해 아주 효과적인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
4. 선출된 리더가 부패하거나 악해지는 경우 이를 정화할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우리는 생각보다 뛰어난 리더를 선발하는 데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옥석가리기를 위한 시스템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직관과 외관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푸틴을 대통령으로 연임시켰을 때 러시아 국민들은 강한 러시아를 원했을 것이며 전쟁은 그들의 시나리오에 없었을 것이다. 초유의 디폴트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리더의 옥석가리기는 실패했으며, 현재로서는 정화할 시스템도 없어보이기에 러시아의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이러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하지 않을까?
다음 글에서도 권력에 대한 몇가지 추가적인 정리를 해볼까 한다. 갑자기 든 궁금증으로 시작된 내용인데 심리학적인 내용이라 생각보다 많은 배경지식이 요구되는데다 궁금증이 계속 커지고 있다. (어떤 사람이 권력을 차지할 수 있는지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