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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의선 May 05. 2022

권력의 속성

권력은 왜 탐해야 하는가?


회사에 입사할 시기에는 아니었지만, 언젠가부터 회사 내에서 권력다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회사든 사내정치는 존재하게 마련이고 권력의 유무에 따라 질서가 정해진다. 어떤 사람, 어떤 부서의 사람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지는 회사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특정 시기부터 승진과 성과에 대한 욕심을 내기 시작했는데, 단순히 돈을 많이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성공가도의 조건으로는 실력이 최우선 조건이자 유일한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결과와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생각이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부터 권력에 관련하여 읽었던 몇가지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필자의 경험과 생각도 이야기하고자 한다. 





권력을 탐해야 하는 이유

우리가 권력을 탐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돈만으로 권력을 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권력의 기술>에서 권력은 리더십의 일부라고 설명하고 있다. 본인이 속한 조직의 이슈를 대응하고 직접 의사결정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귀중한 가치를 제공하기도 하고, 이로 인해 존경을 받을 수도 있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중요한 가치이다. 직급이 낮을수록 사망률이 높고 반대로 권력과 그에 따른 통제력을 가지고 있으면 수명도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금전적인 부 보다는 리더십과 통제력, 이에 따른 직무만족도와 스트레스, 수명으로까지 이어지는 무형의 자산이 우리에게는 훨씬 더 큰 가치일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우리는 권력을 탐해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실력이 성공을 보장해주는가?

나는 실력을 갖춘 자만이 성공할 수 있으며 그래야만 한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믿음이 경력을 쌓으며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다. 물론 실력은 중요하다. 실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 승진을 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제프리 페퍼 교수는 대부분의 조직에서 업무 실적은 경력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심지어 승진을 전망할 때 업무 실적과 평가는 전혀 연관관계가 없다고 얘기한다. 그는 권력을 가지기 위해 때로는 아첨도 필요하며, 훌륭한 인적 네트워크, 좋은 이미지와 평판 구축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권력의 심리학>에서는 이런 요소 외에 본능적인 요소를 첨가했다. 바로 신체적 외형, 성별 등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진화론에 기반한 가설이지만, 책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몇가지 증거를 제시한다. 


이를 단순하게 요약하면 현대사회 이후의 인류는 전체적으로 보면 매우 짧은 기간이며, 수세기동안 사냥과 전쟁이 필요했을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신체적으로 뛰어난, 더 크고 힘센 개체가 우위를 차지했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신체적인 능력보다는 지능이 우선이지만 우리의 뇌는 진화적 미스매치로 인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고 만다는 것이다.


수많은 조직에서, 또는 현실세계에서 마주하는 경험으로 볼때도 이러한 사실은 설득력이 있다. 신입사원 채용시 키가 작고 왜소한 사람보다는 덩치가 큰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니 말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진화론적 미스매치를 활용하여 권력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그는 상의를 벗은 채 말을 타는 사진, 유도 수련을 하는 사진등 힘있는 전사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자료를 규칙적으로 배포한다. 


생각해보면 현대 사회에서 리더십과 신체적인 역량과는 별로 관련이 없어보이지만(독일의 메르켈 전 총리만 봐도 그렇다.) 우리의 뇌는 신체적인 우월함을 여전히 높은 가치로 여긴다. 이외에도 인종, 성별등 선천적인 요소로 인해 우리의 실력은 매몰되곤 한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실력주의'와 '능력주의'를 강조하고 '승진하지 못한 사람은 실력이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불합리한 요소들과 불공정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 라고 한다면 나도 아직 어떻게 해야하는지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다만 불공정함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마냥 현실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두에 말했지만 권력이 없는 사람은 도태되고 생존에까지 위협을 받는 현실이니 말이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선천적인 우월함을(외모, 키등)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아래 몇가지의 대안이 있을 것이다.


1. 위대한 기업에 입사한다.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레벨5의 리더를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조용하고 겸손하며, 심지어 수줍어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기업에서는 실력만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단, 단순히 좋은기업이면 안된다. 위대한 기업이어야 한다.


2. 적당히 좋은 기업에서 후천적인 영향력을 개발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실력만으로 평가받지 못한다. 피곤하기는 하지만 조직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해야 한다. <파워>에서 몇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효과적인 의사소통 네트워크 구축, 대인영향력 강화(호감과 비위맞추기), 훌륭한 자세(갈등과 대립 국면에 기꺼이 관여하려는 자세 등), 타인의 감성을 지배하는 능력 등이 있을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지금까지 확인한 조직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를 할 것이다. 본론에서 불공정한 세상에 대해 많은 기술을 했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아주 없는것은 아니니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 권력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거두고, 긍정적인 태도로 파워게임에 기꺼이 뛰어 권력을 쟁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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