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딜레마 (1)

-평범한 아줌마 러너의 고민-

by 마글사

러닝 딜레마(1)

-평범한 아줌마 러너의 고민-


햇수로 3년째 동네 마라톤 클럽에서 뛰고 있다.


혼자 꾸준히 달리기가 어려워 클럽에 가입하였는데,

요즘 딜레마에 빠지고 말았다.


바로 '수치화'이다.


모든 달리기는 페이스 수치대로 순위가 매겨진다.


또한 문제의 '가민와치'도 마찬가지이다.

성장을 위해 샀는데,

정작 '가민'이 나를 '수치화'하며 독촉하고 있다.


가민은 달리기 페이스를 보여주는 주요 기능 외에도

'챌린지'라는 방이 있다.

챌린지는 초대된 사람들이 모여 매달 러닝 킬로수와 페이스를 공유하고,

러닝 킬로수로 순위가 매겨진다.


처음엔 좋았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활력이 되었다.


그런데 이 가민이란 녀석이 눈뜨자마자

내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신의 경쟁상대가 어제 운동을 기록하였습니다.

경쟁에 집중하세요>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날,

죽어도 하기 싫은 날에도 챌린지를 보며

자극받았고, 가민의 메시지에

부랴부랴 달리기 하러 나가던 날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더운 날에...'

'이렇게 추운데...'

'비가 오는데...'

'눈이 이렇게 왔는데...'


다들 열심히도 뛰더라.


나의 이유들은 핑계에 불과하고

나의 주춤함은 게으름이었다.


얼마 전부터는 새로운 멤버들이 챌린지에 초청되었다.

그런데 이 새 멤버들의 열정이 챌린지 판을

흔들고 있다.


2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어제도 뛰더니,

오늘도 뛰더라.

그러더니 순위가 밀리자 따라잡는다며

저녁에 또 나가 뛴단다.


챌린지방이 술렁술렁하다.


나 같은 평범한 '조깅러'는

이런 판의 흐름을 따라갈 수도 없지만,

진심으로 휩쓸리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인지 갈수록 나의 달리기 페이스는
내 주식처럼
‘우하향’ 곡선을 꾸준히 그리고 있다.


클럽의 정기훈련에 빠지는 횟수가 늘고 있다.
챌린지방을 확인하지 않는다.
이제는, 챌린지방에서 나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게 된다.


아니,


결국
나는 러닝과 맞지 않는 사람인 걸까.
아니면, 애써 버텨도 결국 루저로 남게 될까.
그렇다면
루저로 남기 전에 그만두는 것이
차라리 덜 초라한 선택일까.


머릿속이 분주하다.
달리기를 멈출까 봐,

아니면
나 자신을 포기하게 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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