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면서 나를 잃지 않는 법

사람이 결국 남는다.

by 은이영

한 직장에서 18년째 일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해서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의 시간만큼을, 나는 한 직장에서 보내고 있다.


오늘은 내가 어떻게 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는지 나누고자 한다.


9시부터 6시까지라고 보면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은 총 9시간이다. 회사에서 집까지 가고 오고 출퇴근 시간은 대부분 적어도 1시간 반에서 2~3시간씩 걸리기도 한다. 그렇다 하면 내 삶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어쩔 수 없이 회사이다.


아무리 회사와 나를 분리해 놓고 살려고 해도 주중에는 가족보다 더 오래 보는 사람들이 회사사람이었다.

결국 회사 안에서 좋은 관계들을 많이 만들어 놓은 것이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이다.


나는 신입사원이 들어오거나 이동으로 인해 처음 팀에 들어온 직원이 있으면 비슷한 또래 다른 직원들과 자리를 많이 마련해 준다.


너무 직접적으로 일이 연결되어 있지는 않지만 회사생활을 공감할 수 있는 또래.


나와 괜찮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꽤 괜찮은 포지션의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에는 회사 안에서 관계를 두려워하거나 거리를 두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 역시도 억지로 노력해서 회사사람들과 친해지려 애쓰는 것은 많은 부작용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가끔 인사하고 안부를 묻가 가볍게 점심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또 술자리를 갖는 자연스러운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 때 만났던 친구들은 직업이나 직장에 따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적어지는 반면 회사에서 만난 인연들은 같은 회사라는 아주 흥미로운 공유점을 가지고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 같이 맛있는 것을 먹든 술 한잔을 하든 시간을 보내며 회사와 상사의 흉을 보기도 하며 스트레스 푸는 것. 난 꽤 괜찮은 일이라고 본다.


나는 신입사원 때 같은 층의 팀들의 막내들과 모임을 만든 적이 있다. 같은 처지인 사람들과 술 한잔 하며 회사욕을 막 하다가도 집에 갈 때쯤에는 우리 또 열심히 잘 다녀보자 서로 응원하며 모임을 파했다.


서로 좋은 일이 있으며 축하하기도 하고 나쁜 일이 생기면 같이 욕해주고 위로해 주었다.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 중에는 회사에서 시작된 인연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더 돈독해진 사람들과 나는 심지어 해외여행도 같이 가기도 했다.


또 다른 팀에 인연이 있다 보면 회사에서 일어나는 다른 정보들도 쉽게 접하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가 하는 일과 내 팀에 대한 객관적인 눈을 가지게 되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화장실에서 보이는 모르는 직원이나 새로운 직원들과도 눈인사하기도 하고 커피 한잔 하자는 제안도 먼저 하는 편이다.


또래만큼 중요한 것이 상사와 선배들과의 관계이다. 좋은 선배를 잘 선택해 따르는 친구치고 잘못되는 직원을 본 적이 없다.

나는 안타깝게 살가운 후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선배들이 가끔 사주시는 밥이나 술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이 하는 회사를 보는 시각과 정보는 또래들과 나누는 이야기와는 또 다른 깨달음을 준다.

선배가 되어보니 역시 선배님 하면서 따르는 후배는 못 본 척하기 어렵고 사적이든 공적이든 하나라도 더 챙겨주게 된다.

그런 후배들 중에는 내 팀으로 일종의 스카우트를 해 온 친구들도 있고 다른 팀장에게 소개해서 팀을 옮기는 것을 도와주기도 했다.


상사나 선배 중 롤 모델이 있거나 친해지고 싶은 괜찮은 평판을 가진 분이 있다면 먼저 다가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각보다 선배들은 회사 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내 커리어의 고민도 나누고 조언을 구할 때 꽤 괜찮은 해답들이 나올 때가 많다.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들어 놓은 것,

그것이 내 첫 번째 버팀의 재목이었다.


하지만 사람만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음에는, 직장에서 선과 경계를 어떻게 지켰는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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