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당신이 세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은 인정해요. 하지만, 당신은 지극히 짧은 기간 잠시 잠깐 여자의 삶 일부분을 보았을 뿐이에요. 당신들처럼 여기저기 세상의 필요를 채우는 것을 반복하고,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재활용되지는 않지만, 때가 되어 이루어지는 여자의 변화는 세상을 재구성시키죠.
어느 날 내 눈에 멋진 나무에 열린 먹음직스러운 열매 하나가 들어왔어요.
그것은 칼로리가 적고, 혈관에 쌓이는 유해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내보내고 유익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해 주는 식이 섬유가 풍부한, 보기 좋은 열매였죠. 창조주는 동산 모든 것을 먹고 다스리되, 오직 그 한 그루 나무에 달리는 열매만큼은 먹지 말라 하셨어요. 그때 내 옆으로 다가와 속삭이는 못 땐 것이 있었어요.
“창조주께서 이 열매를 너희에게 못 먹게 하는 이유는, 이 열매를 먹으면 너희들도 창조주처럼 굉장한 존재가 되기 때문이지. 너희들도 이 열매를 먹으면 창조주와 동등한 존재가 될 거야 먹어 봐”
나는 열매를 남자에게 주면 남자도 창조주처럼 되리라 생각했죠. 남자에게 그 열매를 선물하고 싶어 보여 주었을 때, 남자는 창조주 허락 없이는 먹어서는 안 되는 열매라며 주춤하는 것 같았죠. 하지만, 그는 내 선물을 거절하지 않고 같이 먹어 주었어요. 새콤달콤, 아싹 바싹, 시원한 열매는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상쾌함을 선사하는 듯했지만, 금세 우리는 서로의 벗은 몸을 가리며 몸을 숨겼어요.
먹지 말라는 열매를 왜 먹었냐는 창조주 물음에 남자는 여자인 나를 탓했고, 나는 못 땐 것의 간사한 속닥임에 속았다 발뺌했어요. 남자와 나는 불신과 의심의 눈빛이 생기고 말았어요. 상대의 죄와 수치만을 보게 하고 판단하는 열매였던 거죠. 우리는 창조주 노여움을 사고 완벽한 곳에서 쫓겨나고 말았어요.
창조주는 우리에게 보호받을 수 있는 견고하고 튼튼한 가죽옷을 지어 입혔고, 다른 세상으로 보내며 명령하셨어요. 남자는 육신이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이 다시 동산으로 돌아올 때까지, 땀 흘려 먹을 것을 얻어 아내와 자식을 보살피고 보호하는 ‘남편’, ‘아빠’라는 이름으로 살라 하셨고, 여자는 출산의 고통을 감당하고, 남편을 존중하고 섬기는, ‘아내’라는 이름과 어린 자식이 성장할 때까지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라 하셨죠.
완벽한 세상에서 쫓겨난 우리는 강퍅해진 마음으로 서로를 원망했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못 땐 언어를 찾아 비난하고, 가장 치명적인 방법으로 상대를 공격해 아프게 했어요. 남자는 나를 자기 몸 일부에서 떨어져 나온 하찮은 존재로 여기며 다스리려 했고, 나는 그런 남자에게 속박될 이유가 없다며 강하게 저항했죠. 급기야 우리는 충돌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더는 함께 있을 수 없어 각자 토라져 헤어져 멀어지고 말았어요. 혼자라는 것이 홀가분하고 자유로웠지만, 함께 있을 때 다투고 싸우느라 보지 못했던 낯선 세상을 직면하는 순간, ‘나’라는 존재가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눌려 작아지는 것 같은, 긴장과 두려움이 엄습해 왔어요.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에 한 발도 내딛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을 때, 보이지 않게 지켜보던 창조주 음성을 들었어요.
우리는 우리를 창조한 창조주 앞에서 대화를 시작하면서 각자의 죄를 창조주에게 자백하고 회개했어요. 창조주는 그런 우리를 가여워하시며 말씀하셨죠. 낯선 세상에서의 두려움은 혼자 다스릴 수 없고, 상대 죄와 수치만을 보게 하고 판단하여 선한 마음을 죽이는 열매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협력하고 노력해서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우리는 불신과 의심 같은 죄를 몰랐던, 그냥 사랑할 수 있었던 완벽한 동산에서의 옛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시작해 보기로 했어요. 남편은 함께 지낼 수 있는 집을 찾았고, 나를 위해 매일 먹을 것을 구해 왔어요. 나는 그런 남편에게 고마움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남편을 기다리며 혼자인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달라진 상황과 환경을 같이 관찰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죠. 완벽한 세상에서의 넘치는 풍요는 없었지만, 함께 찾고 구하고 얻어 만들어 가는 하루하루를 살아 내면서, 결핍에서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법을 배우고 있었어요.
우리는 낯선 세상 어둡고 무거운 인생길에서 길목마다 만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자주 다투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불화가 있었어요. 하지만, 창조주 앞에서 서로에게 약속했어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생존을 상대해, 같이 이겨 내겠다고요. 세상은 결코 혼자서 헤쳐 나갈 수 없는 곳임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깨달았고, 생존에서 지켜내는 사랑이야말로 진실된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