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하다
형용사
'느슨하다'는 물체나 상태가 단단하지 않고 헐거운 상태를 뜻하며, 정신적으로 긴장이 풀려 편안하거나 느슨해진 상태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끈이나 줄이 팽팽하지 않고 늘어져 있거나, 허리띠가 헐겁거나, 또는 긴장감이 풀어져 편안해진 상태를 묘사할 때 사용되는 형용사입니다.
예시:
물리적 상태: "이 끈이 너무 느슨해서 제대로 조이지 않아요." (헐겁다)
정신적 상태: "그는 긴장감이 느슨해져서 편안하게 앉아 있었다." (긴장이 풀어진)
반대말:
팽팽하다, 빡빡하다, 되다
유사어:
헐겁다, 풀다, 편안하다, 안정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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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지하철을 탄다.
나는 보통 급행열차를 타는 편이다. 급행열차는 역마다 서지 않아 빨리 갈 수 있어서 편리하다. 요즈음은 급행열차보다 더 빠른 특급열차도 있다. 세상은 정말 속전속결로 빨라지고 있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
오늘도 전시회에 가려고 급행열차시간에 맞춰 지하철역에 왔다.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평소에 들리지 않던 안내 방송 소리가 들렸다. 뭔지는 모르지만 분위기는 심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무시하고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송으로 전달이 안되니까 직원들이 직접 나와서 외치기 시작했다.
"급행 안 와요. 일반열차 타세요."
파업으로 지하철 운행에 문제가 생겼단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멀게 느껴졌던 일이 갑자기 나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나는 한동안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들어오는 일반열차에 몸을 실었다.
빠르게 가는 급행과는 달리 일반 열차는 정말 천천히 갔다. 지나치는 역도 없이 꼼꼼히 챙겨가며 천천히 간다. 바쁜 사람들의 마음은 모른 체 혼자서 여유롭게 달렸다. 마치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듯이 혼자 여유를 챙겼다.
나는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았다. 처음에 조급하든 내 마음도 이제 포기해 버렸다. 어차피 예약시간에 맞춰 가기는 틀린 것 같았다. 내가 조바심을 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점점 마음이 편해졌다. 마음이 편해지니 창밖을 보는 여유까지 생겼다.
급행열차를 탔을 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지나쳤을 장면들이 오늘은 나에게 와서 말을 걸었다. 마치 " 조금 쉬어가도 된다"는 듯 속삭였다. 마음 한구석에 단단히 묶어 두었던 걱정의 매듭도 조금씩 풀렸다. 어쩌면 나는 너무 오래, 너무 빠르게만 움직여 온 건지도 모른다. 남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나를 몰아세우곤 했다.
일반 열차의 느린 속도에 나를 맞추니 마음이 저절로 느슨해졌다. 작은 틈이 생기자 따뜻한 공기처럼 여유가 스며들었다. 이렇게 천천히 가도 괜찮구나. 잊고 지냈던 생각이 조용히 내 마음에 자리를 잡았다.
삶이 참 힘이 든다. 우리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끈으로 팽팽히 당겨지듯 살고 있다. 조금의 느슨함도 가지면 안 된다는 듯이 빡빡하게 살아가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일반 열차가 주는 여유가 어느 순간 나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내 마음에 조그만 여유가 생기니 모든 것에 여유가 보였다.
오늘 나는 목적지에 조금 늦게 도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이 주는 여유로움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라고 믿는다. 인생은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니 잠시 내려놓고 쉬어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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