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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스승

참 멋진 스승님과 살고 있습니다

by 온작가


별 것 아닌 일에도 진심을 다 해 기뻐하고 감탄한다, 세상 모든 것이 탐구 대상이다, 넘어져도 울지언정 반드시 다시 일어난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감정을 바로바로 표현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참 잘 한다, 일단 오늘 행복하면 된다...


이런 훌륭한 스승에게서 나는 늘 삶의 태도를 배우고 있다. 바로 7살 딸아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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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내 시야는 거의 무한대로 확장됐다. 우리 집 근처에 그렇게 예쁜 꽃이 피어있는지도 몰랐고 옆 상가에 그런 가게가 있다는 것도 몰랐고 맑은 봄날 하늘에 구름이 그렇게까지 크고 동글동글하게 떠 있을 수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저 늘 보던 것만 봤고 그 이상에는 눈길을 줄 여력조차 없다고, 아니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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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이를 낳고 한두 마디 말을 하게 되고부터는 '이거 뭐야?' '이건 뭐야?' '왜 그런 건데?' 끊임없이 해대는 질문들에 성심성의껏 답해주다 보니 삶의 해상도가 말도 못 하게 높아졌다. 그야말로 내 일상, 내 인생의 재발견이었다.


7년 차 엄마인 나는 이제 사소한 것들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됐다. 세상 어떤 것도 당연한 게 없고 인생의 어떤 순간도 버릴 게 없다는 걸 아는, 찐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매일 온몸으로 삶의 태도에 대해 알려주는 우리 스승님, 참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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