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 되었나보다.
하루 전, 잠을 잘 못 잤고 각성된 상태로 아침을 맞이하였다.
바로 아이 학교의 참관수업.
1년에 한 번, 아이의 학교생활을 볼 수 있는데 거참... 떨린다.
사실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아이에 관한 것들을 마주할까봐
내가 다 떨렸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만 표정은 어찌 숨길 수 있겠는가.
아이의 발표순서가 다가올 때,
정말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리기까지했다.
언젠가 보았던 책의 글귀도 떠올랐다. "누굴 닮았겠어요. 엄마나 아빠겠지요"
아이는 앞에 나가서 힐끔 본 뒤 발표를 하였다.
목은 메여서 "헥"을 몇 차례 하였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소리내어 발표를 하였다.
"휴" 작은 안도의 한숨이 나도 그렇고, 딸아이도 내쉬었다.
발표를 힘껏 손을 들고 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그래도 잘 해내는구나, 싶다가도...
속상하기도 하고 활달하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내가 바라는 또 다른 딸의 모습이라는 걸,
받아들이는게 쉽지 않다.
엄마란 이름을 붙인지 9년이 되었지만 허상의 딸과 현실의 딸은 또 다르다.
그걸 들키지 않기 위해,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응원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데
잠을 자다가 일찍 눈을 떠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그러다가 약해진 화살표를 타인이나 환경에 돌려보기도 하고
다시 나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육아는 화살표를 결국은 나로 향하는 과정인 것 같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이다.
이 생각을 더 많이 해야겠다.
학교에 다녀줘서,
학교를 가줘서,
그것만으로도 대단하고 감사한 일이란 것을!
어제는 속상한 마음과 떨리는 마음, 기특한 마음, 안도의 마음.
온갖 마음이 40분이란 시간 안에 휘몰아쳤다.
그래도 '감사함'으로 결론을 지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