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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프씨 Jan 24. 2024

도대체 IB가 뭐야?

내 아이가 경험한 IB프로그램 #3

이제 IB에 대해 알아보자


 IB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란 국제학위라는 뜻으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학위 기구가 책임, 주관하여 고등학교 11, 12학년 학생들에게 국제학위를 얻을 수 있게 제공되는 수업과정을 말한다.


IB PYP(IB Primary Year Program) : 만 3세~12세. 유․초등학교

IB MYP(IB Middle Year Program) : 만 11~16세. 중학교

IB DP(IB Diploma Program : 국제학위) : 만 16~19세. 고등학교

* IB CP : 16~19세, 고등학교 : 취업과정

(본 학교의 경우 1-5학년이 PYP, 6-10학년이 MYP, 11-12 학년이 IBDP에 해당한다)


보통의 교육과정이 초-> 중->고로 발전하며 개발된 반면, IB는 IBDP를 위해 중-> 초로 확장시킨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시작은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스위스에 국제연맹 본부가 생기며 각국의 외교관들이 모이게 되었는데, 부모를 따라 동행한 각각 다른 언어를 쓰는 그들의 자녀들에게 공통된 교육을 통해 대학에 입학 할 수 있는 대학 입학 국제 자격제도를 만들게 되었고, 1968년 개발 이래 지금까지 발전 확장해오며 지난해 12월 기준 세계 153개국 5281개의 학교에서 운영 중에 있다. 



- 수업은 어떤 식으로?


IB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개인적으로도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 바로 수업 진행 방식이다. 단순 암기식이 아니라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며 자유로운 토론과 논술을 통한 자기 주도적 탐구학습을 추구한다는 점이 특히 한국의 교육방법과 가장 다른 부분일 것이다.

IB프로그램을 이수한 아이들이 한국 대학에 가서 가장 많이 하는 소리가 "아이비 하길 잘했다"이다. 이 과정을 위해 해오던 토론과 에세이 작성 연습이 대학에서 특히 유용하게 발현된다고 한다. 최근 대학의 교양 과목은 중간이나 기말 시험을 조별 과제나 발표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외에서 토론수업과 에세이 제출이 일상이었던 아이들이 그렇게 여기는 듯 하다.


유 초등학교 시절의 수업 대부분은 매달, 혹은 각 단원 별로 주제를 정해놓고 각 과목에 맞게 그 주제를 다루게 된다. 예를 들어 주제가 ‘기후변화’로 정해 졌다면, 그 단원에 해당하는 영어 교재의 내용도 주제와 관련된 텍스트가 선택된다. 또 과학시간이나 사회시간에는 그 주제에 접근하는 다양한 활동이나 Search 등을 통해 나만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 발표하거나, 미술 시간과 연계하여 주제와 맞는 미술 수업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기후변화’라는 주제에는 재활용이나 생태계 같은 내용들이 연관되므로 재활용품을 이용한 미술작품이라 던 지 생태계 보전을 위한 깜찍한 아이디어 작품들이 등장할 수도 있다. 


경험상 초등학교 시절 학교와 집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했던 작업이 Brainstorming이었는데 특히 유초등학생들에게 이 방법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게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기후변화’라는 주제를 주고 아무런 사전 지식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Brainstorming을 해보라고 할 경우, 어떤 아이는 먼저 기후라는 게 뭔지 그 의미를 찾고, 날씨를 거쳐 구름과 비와 눈과 햇빛, 좀 더 나가서 기압이나 바람 등으로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다. 그러다 비와 눈은 어떻게 내리게 되는지 생태계의 원리에까지 접근할지도 모른다. 아마 그 아이는 과학이나 생물 쪽에 관심이 많은 아이일 것이다. 


반면 어떤 아이는 날씨와 관련 있는 내용의 기사를 검색하다 날씨와 관련된 노래가 있을 경우 그 노래를 찾아 듣고 가사를 읽게 된 후, 누가 불렀는지, 또 왜 이런 가사를 쓰게 됐고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의 방향으로 사고가 이어질 수도 있다. 아마도 문학이나 사회, 음악 쪽의 성향을 가진 아이일 수 있다.


이처럼 사고 확장 방법은 내 아이의 성향을 알아보는 데에도 꽤나 효과적이다. 이때 부모가 함께하며 여러 가지 방향을 제시해 주되, 절대 부모의 의지대로 방향을 이끌고 가서는 안 된다. 제시한 방향에 아이가 관심을 보여 더 알고 싶어 하면 그다음 단계로 함께 넘어가면 된다. 하지만 보통 부모들은 아이들과 이런 작업을 할 때 대부분 답답함을 못 버티고 그냥 부모의 지식으로 아이를 끌고 가려는 경향을 많이 보인다. 부모 주도가 아닌 아이들의 상상력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은 정말 어른들이 생각할 수 없는 전개가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절대 아이들의 상상력에 선을 그어 놓으면 안 되는 이유이다.


수업은 이렇게 한 주제를 놓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되며 그 과정에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자연스럽게 유도된다. 내가 찾은 정보이고 지식이기에 아이들은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지식을 습득하게 되고,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을 제시하는 친구들과의 토론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더 넓고 다양한 지식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MYP 8학년까지 공통된 과목들을 공부하던 아이들은 9학년이 되면서 각자의 성향에 따라 문과 이과로 선택과목을 선택하게 된다. 과학 관련 과목들을 선택할 것인지 인문이나 경제, 경영 쪽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나뉘며 수학은 IBDP선택 전까지 공통으로 이어진다. 한국의 문이과 구분이 보통 수학을 기준으로 하는 것과는 다소의 차이가 있다. 대학에서 전공할 학과를 고려해 그 과에서 공부할 학문이 물리를 기본으로 하는 과학 계열일 경우 물리, 화학, 생물 등을 선택하고 비즈니스 계열이나 어문 계열일 경우에는 비즈니스, 이코노미, 심리 등의 과목을 선택하게 된다. 수학의 경우는 11학년 IBDP 를 시작하면서 4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처음으로 문 이과를 선택하는 9학년 정도 즈음, 학생 자신도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부모도 자식의 성향이 어느 쪽인지를 파악하고 있는 게 좋다. 아이의 특기와 성향에 따라 앞으로 대학 진학 시 전공할 과도 정해지고 이후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걸 잘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면 아직은 좋아하는 걸 선택해도 되는 학년이다. 최종적으로 IBDP 때 선택해야 할 과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9, 10학년 때까지는 시도와 고민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자세한 과목 구분은 다음 글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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