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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프씨 Jan 17. 2024

도대체 IB가 뭐야?

내 아이가 경험한 IB프로그램 #2

국제학교의 구조를 훑어보자


- 학년 구분과 전체 일정


일단 대부분의 국제학교는 유치원을 포함, 초등학교 1에서 12학년까지로 구성되어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 중 고가 각각의 학교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학년을 말할 때 초 중 고로 나눠 말하지만 보통 국제학교에서는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5, 6 학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7학년, 9학년, 12학년으로 불린다. 개인 사정으로 학교를 전학 가지 않는 한 한 학교에서 전 학창 시절을 보내는 셈이다.


한국 나이로 만 5세 미만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Nursery, 만 5-6세는 Kindergarten(KG), 만 6-7세는 Preparatory(Prep), 만 7-8세는 Primary school 1로 시작하여 5학년까지가 초등학교 과정이 된다. 이어 6 ,7 ,8 학년은 Middle school , 9, 10 학년은 Senior school, 그리고 High school 해당하는 11, 12학년에 IB 디플로마 (Diploma Programe. IBDP)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초중고가 6-3-3으로 나뉜다면 국제학교의 경우는 5-5-2로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학교에 따라 6-4-2로 구분되는 경우도 있다)


학기는 한국처럼 봄학기가 아닌 7월이나 8월에 새 학기가 시작하고 학교별로 날짜는 각기 차이가 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는 조금 빠른 7월에 시작하고, 다른 학교의 경우 약 2주에서 한 달가량의 차이로 신학기가 시작된다. 각 학교의 일정에 따른 차이인데 본 학교의 경우는 학기 중 Term brake(중간방학)이 따로 없는 반면, 보통 일주일씩 2번의 텀 브레이크를 갖는 학교의 경우는 그 기간만큼 방학 시작일이 늦어지는 것이다. 국제학교라면 일 년 중 지켜야 할 수업일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방학 날짜와 개학 날짜가 학교마다 다르다 해도 전체 수업일수는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7, 8월에 시작한 신학기는 11, 12월까지 Term 1(1학기)를 끝내고 약 한 달가량의 Hoilday(방학) 기간을 갖는다. Term 2(2학기)는 1, 2월에 시작하여 5월 말에서 6월경 시작하는 방학과 동시에 한 학년이 마무리되고, 다음 신학년이 시작하기 전까지 약 2달가량의 긴 Summer Hoilday(여름방학)을 누리게 된다.


국제학교에 입학하거나 전학할 경우 학년은, 9월이나 10월(학교별)을 기준으로 생일이 그 이전이면 해당 학년에, 이후이면 밑의 학년으로 넘어가게 된다. 물론 부모의 의사가 우선이라 예를 들어 12월 생 아이를 아래 학년으로 보내고 싶지 않을 경우 입학 전 테스트 결과가 크게 뒤처지지 않고 해당 학교의 입학성적 기준에 부합한다고 인정되면 원하는 학년으로 입학시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보통 국제학교에서는 한 학년에 다양한 출생 연도의 아이들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아 2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아이들과도 서로 친구로 생활한다. 

보통 동갑들이 같은 학년인 한국의 경우와 가장 다른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보통 한국에서 부모의 직장 문제로 해외에 나가 그곳 국제학교에 입학해야 할 경우, 만약 중1일 마치고 중2가 된 아이의 경우 1월이나 2월 입학을 위해 국제학교를 찾게 된다면 그 아이의 나이에 해당하는 8학년의 경우는 2학기가 시작하는 시기이므로 보통은 7학년 2학기로 들어가 공부를 시작한다. 약 6개월(반학기) 가량을 늦춰 보내는 셈이 되는 것이다. 

아이가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지 않는 한 초등학교 저학년 이상의 학년에 들어올 경우에는 전과목을 영어로 진행하는 학교 공부를 따라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보통 한국에서 바로 전학 와 국제학교에 입학할 경우에는 이렇게 반 학년을 낮춰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큰 아이가 7학년일 때, 한국에서 바로 전학 온 친구가 있었는데 학년을 낮춰 오는 바람에 나이 차이가 나는 상태였다. 한국 같았으면 같은 학년이었더라도 언니 오빠 누나 형으로 불렀겠지만 국제학교 특성상 나이는 큰 의미가 없어 자기보다 한 살 어린 동생과도 같은 나이의 친구와도 그냥 다 같은 친구로 지내게 되었다.

종종 남학생들 중 특별히 서열을 중시하는 한살 많은 형이 전학 온 경우에는 사소한 잡음이 생기기도 한다. 형 대접을 받고 싶어 호칭에 형이라는 말과 존댓말을 강요하기도 하는데 그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태생의 아이들과 호칭과 인사 문제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심하면 주먹질까지도 오가는 경우가 가뭄에 콩나듯 일어나기도 했지만 인터넷으로 전세계가 같은 문화권이 되어가고 있는 최근엔 확연히 그 빈도가 줄었다. 


 - 수업 진행방식과 시험, 성적 구분


한국과 비슷하게 초등학교까지는 각 반의 담임이 미술, 체육, 음악, 외국어 등의 과목들을 제외하고 모두 가르치고, 중학교부터는 각 과목별 선생님들이 수업에 맞게 각 반에 배정된다. 유치원의 경우는 외국어 시간만 해당 선생님이 가르치고 나머지 과목은 모두 각 반의 지정 선생님을 통해 수업이 이루어지며, 지정 담임 외에 보조 교사 2-3명가량이 함께 수업에 참여한다.


동남아에 있는 대부분의 학교가 그렇듯 수업은 보통 7-8시 사이에 시작한다. 본 학교의 경우 첫 시간은 7.50 분부 터지만 Assembly(조회)가 있어 7.15분까지는 학교에 등교해야 한다. 이렇게 일찍 수업을 시작하는 이유는 날씨와 큰 상관이 있다. 높은 낮 기온 탓에 낮 시간보다는 이른 아침부터 일을 하는 게 이들의 이곳 사람들의 생활방식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코로나를 거치며 약간의 변화가 생겼는데, 이제 전학년 Assembly는 하지 않게 되었고 초중고 별로 담임의 주도하에 간단히 진행하게 되었다. 코로나 덕에 비효율적인 행사가 축소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시험은 학기말에 보는 기말고사와 학기 중 2-3차례의 중간고사를 치르는데, 몇몇 국제학교에서는 PYP 졸업 때까지 시험을 보지 않기도 한다. PYP 시험은 일주일간 짜여진 시간표에 따라 보는 필기시험 외에 Activity(활동) 시험도 치르게 된다. 

모든 필기시험에는 학년별로 정해진 글자 수 이상의 에세이 문제가 포함되고 객관식보다 주관식 문제의 비율이 더 많다. 성적표는 기말고사 50%와 나머지는 중간고사 성적들, 수업태도와 과제 제출 및 노트 정리, 행사 참여 정도 등의 점수를 총합하여 절대평가 방식으로 A-F 등급으로 평가된다. 


90-100A+/ 80-90 A / 70-80 B / 60-70 C / 50-60 D / 50 이하 F 


학기말에서 F를 받았다면 다음 학기 초에 재시험을 통한 구제방법이 있긴 하다. 어떤 국제학교에서는 낙제한 학생에게 3번의 재시험 기회를 주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떨어지면 결국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한다. 하지만 세 번까지의 기회를 준다는 건 웬만하면 통과시키려는 학교의 의도로 보면 될 것 같다. 


학교에서 보는 이런 기말, 중간고사 외에 캠브리지에서 주관하는 Checkpoint라는 시험을 6, 7, 8학년에 보는데 본 학교의 경우는 영어, 수학, 과학 과목 중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시험지를 영국에서 직접 받아야 하고 시험 후 시험지를 캠브리지로 보내서 결과를 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시험 성적이 나오기까지는 약 한 달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시험의 난이도는 많이 어렵지 않은 기본 수준이고, 특히 수학 같은 경우 한국 수학을 선행으로 공부해오던 학생들이라면 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 보면 된다. 


학기가 시작되면 5, 8, 12학년 학생 가운데 초, 중, 고를 대표할 임원을 선출한다. 먼저, 하고 싶어 하는 자리에 지원자를 모집하고 왜 되고 싶은지, 뽑히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후 성적과 다양한 활동 경력, 리더십 등을 고려하여 최종 학년 선생님들과 주임 선생님의 결정으로 정해진다. 학생회장에 해당하는 Head Boy, Head Girl과 선도부에 해당하는 Prefects 그리고 House Captain과 Vice Captain 등의 임원들이 선정되면 화려한 수여식 행사가 진행된다. 

학생회장과 학생회 선발 방식은 각 학교마다 교칙에 따라 다양하다. 선거 운동을 거쳐 백프로 학생들의 투표로 결정하는 학교도 있고 학생 투표 50%, 교사 및 임직원 투표 50%를 합해 결정되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이 다녔던 학교의 경우 Prefects(프리팩)이 되면 직을 나타내는 별도의 재킷을 착용하고 등교시간 학교 입구에서 복장, ID 카드 등을 체크하고 지각한 학생들의 명단도 작성한다. 또한 Assembly 시간에 아직 학교 규율을 잘 모르는 저학년 아이들을 가이드하며 행렬을 맞춰주기도 하고, 시끄럽게 떠들거나 장난치는 아이들이 있을 경우에는 따끔하게 경고를 주어 카리스마 있는 선도부 선배의 역할을 한다. 


본 학교에 입학할 당시 세계 위인의 이름을 딴 4개의 HOUSE, Tagore(타고르), Kartini(까르띠니), Tolstoy(톨스토이), Lincoln(링컨) 중에 한 개를 선택하게 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P.E(체육)가 있는 날 자신의 House 체육복을 입게 된다. 

학교 체육복이 하나로 되어있는 한국과 다르게 한 반에서도 4가지 색깔의 체육복을 입은 아이들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렇게 처음에 정한 하우스는 어쩌다 한두 명을 제외하고 거의 12학년 졸업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학교는 하우스 별로 인원을 골고루 배분하고 각 하우스마다 1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아이들이 속하게 되는 것이다. 선출된 House captain 들은 각 하우스를 대표하는 장이다. 특히 운동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들의 경우, 축구나 농구로 유명한 Senir 형이 같은 하우스라면 그게 자랑거리가 되기도 하고 어린 친구들은 그걸 무척 부러워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없는 사이라 해도 같은 하우스라면 왠지 동지의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학업 성적 외에도 다양한 활동, 특히 학교의 축구팀이나 농구팀 같은 체육활동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특히 남학생들 중 운동 좀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House captain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꽤 많다. 학교의 다양한 활동 내용은 뒤에서 좀 더 설명하도록 하겠다.


(학사일정과 시험제도, 그밖에 다른 구조적인 부분들은 학교에 따라 명칭과 시행방법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필자는 본 학교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함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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