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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은 후 나는 모아둔 용돈을 꺼내 보았다.
사실 얀띠 돈은 좀 부족했다.
비어디를 키우려면 꼭 사야 하는 것들, 사막같이 만들어 줄 모래와 전구가 필요한데 그것까지 사지는 못했다.
나머지는 내 돈으로 사기로 하고 돌아온 거였다.
얀띠는 선물을 사줬으면서도 미안하다고 했다.
내 용돈을 쓰게 만들어 미안하다고. 세상에 얀띠보다 착한 사람이 있을까.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까까만큼 착한 사람은 못 봤다.
할머니가 까까 반만 닮아도 좋을 텐데.
자려는데 엄마가 들어와 선물을 건넸다.
“엄마도 미리 줄게. 한국에서 유행하는 거래.”
종이가방에는 아이브 굿즈가 들어있었다.
“와.. 감사합니다..”
나는 엄마에게 좋아하는 척했다.
그게 뭔지, 한국 애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인터넷으로 알고 있었다.
근데, 사실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한국 애는 나뿐이니까. 학교 친구들한테 아이브는 한국 애들만큼은 아니었다.
엄마가 나간 후 나는 불을 끈 채 탭을 켜보았다.
역시 짱 비쌌다. 예쁘긴 한데 조금 아까웠다.
그 돈이면 모래도 전구도 더 좋은 집도 살 수 있었다.
인터넷은 검색하면 거의 다 알려주긴 하지만 모르는 것도 있다.
나는 아직 아빠 얼굴을 찾지 못했다.
엄마는 아빠가 한국에 있다고 했다. 죽은 건 아니라고.
그냥 우리와 같이 살지 않는 거라고.
계속 그럴 거라고도 했다.
엄마는 이름도 얼굴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 아빠를 찾지는 못했지만 이혼을 알게 됐다.
이혼을 찾고 알게 된 게 또 있었다.
이혼하면 아빠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엄마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거였다.
아빠가 없는 게 좋진 않지만, 엄마가 없는 건 더 싫을 것 같았다.
아빠가 있으면 한국에 살아야 할 거고 그럼 까까도 없을 테니까.
나는 엄마랑 까까랑 사는 게 좋다. 할머니는.. 그렇게 좋진 않지만 엄청 싫지는 않다.
나는 이혼한 사람들 사진을 많이 찾아봤다. 아무리 봐도 엄마는 없었다.
그래서 결국 아빠도 찾지 못했다.
어쩌면 엄마 아빠는 이혼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제 인터넷에서 찾아야 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파충류 키우기. 비어디 먹이. 비어디 집.. 찾아볼 게 너무 많아졌다.
나는 탭을 끄고 이불을 덮고 내일 살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기억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