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크는 이야기
‘00아 너 때문에 또 이렇게 뛰고 있잖아!’
‘왜 이렇게 아침마다 급하게 해야 해~’
오늘 타야 하는 버스 정류장에서 등원버스를 타기란 불가능이다.
다음 정류장은 꼭 사수해야 한다. 뛰는 수밖에 없다!
아침에 일어나기 어려워 늘 전쟁을 치르는 작은 아이에게 내가 한 말이다.
고작 7살, 이 세상에 온전히 제 몸을 드러낸 지 7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아이에게
무려 506개월 넘게 살아온 엄마가 내뱉는 아이를 궁지에 모는 말.
이런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출근 시간에 쫓길 때면 이런 매정한 엄마의 면모가 서슴없이 드러난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왠지 그래선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뛰는데 옆으로 스쳐 보이는 아이의 표정이 왠지 슬퍼 보였다.
꽤나 속상한 마음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나의 표정을 살피는 것도 같았다.
오늘은 왠지 다른 말을 건네야 할 것 같다.
‘ㅇㅇ이 덕분에 엄마가 아침마다 이렇게 운동을 해야겠어?? 헉헉’
웃음도 곁들였다. 네가 그토록 기다렸을,
그러자 너의 표정에 웃음이 번진다, 그제야 안심이 된다는 표정으로.
나 역시 마음이 한 결 내려앉는다.
가시 돋친 말로 너를 속상하게 하고 버스를 태우던 날에는 하루 종일 기분이 어찌나 찝찝하던지.
그 미안한 마음은 내려놓을 수 있겠구나!
다른 때 같았으면 새드 엔딩으로 끝났뻔 했던 아침의 등원길이 겨우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순간이다.
그러고 나니 아이에게 했던 나의 말이 떠오른다.
‘얘들아, 우리 이제 ’때문에‘를 ’ 덕분에‘로 바꾸어 얘기하자.
그럼 서로를 원망하기보단 서로의 고마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겠지?’
말이 쉽지, 행동은 엄마에게도 이렇게 어렵단다.
인생은 매일이 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