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쓰고 싶어서
"귤이 먹고 싶어요"
아이의 말에 산 귤 한 상자
이리저리 눈짐작으로
유난히 꽉 찬
상자 하나 골라왔네
한숨 돌려 집에서 보니
상자 속 귤 하나 상해있네
한 상자에 8990원
귤 개수를 세어 보니 12개
평균을 내어보니 하나당
749.1666666667원
다시 가야 할까
아니야 그냥 있자
그래도 아까운데
고민 또 고민
꽉 찬 상자를 골라도
하나를 빼고 나니
결국엔 똑같네
더 좋은 놈 골랐다 해도
상한 귤 하나처럼
버리는 게 나올 수 있지
늘 내 기대와 같지만은 않지
상한 귤 너도
성한 귤이고 싶었을 테지
괜히 그 얼굴 보며 찌푸린 것이 미안해
상한 귤 보며 들으란 듯 말하네
"그래, 우리 그냥 맛있게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