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이영은 Nov 08. 2019

공무원의 아내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11

잔치잔치 벌였네--가족들의 축하파티

최종 합격을 한 후 우리는 기쁜 소식을 가족 친지들에게 전했다.

시험 준비기간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부모님들과 양쪽 형제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힘든 시기에 따듯한 말 한마디, 보이지 않는 배려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뭉클해진다.

형제들.. 혈연이라는 이름으로 만났고 비슷한 생김들을 하고 살아가며 가끔은 불만이 생겨 투덜거릴 때도 있지만 만나면 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반가운 존재.. 부모가 준 가장 큰 유산은 미워도 고와도 형제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큰 재산도 한 번에 날릴 수 있듯이 형제라는 이 소중한 유산도 내가 어찌하느냐에 달려있으리라.


나는 양가 부모님들 다음으로 친정 큰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조용한 남편이 우리 친정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큰언니다. 그만큼 언니는 밝고 재미있는 사람이다. 누구라도 웃게 만드는 사람이다. 남편은 처형은 참 신기한 사람이라며

언니 말만 꺼내면 유쾌한 표정을 지었다.

직장에서 전화를 받은 언니는 내 고막의 한계치를 실험해보는 듯 전화기에다 "와~~와~~"하고 함성을 질렀다.

"언니~ 직장에서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어떡해~"난감한 맘에 언니를 급하게 말려도 언니는 멈추지 않았다.

"가만있어봐,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너 전화 끊어! 나 지금 직원들한테 제부 합격한 거 얘기해야 되니까"

"바쁜 분들한테 그 얘기를 뭐하러 ~~  우리 알지도 못하시는 분들한테~~"나는 언니를 말렸다.

그런데 언니 왈

"모르긴 왜 몰라~내가 우리 제부 얘기  이미 다 해놔서 여기 직원들도 궁금해 !

전화 끊어~ 빨리 얘기하게~~"하며 통화를 마쳤다.

아... 역시 언니의 이 '위아 더 월드' 정신. 언니는 누구든지 패밀리로 만드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시댁 식구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는 너무 기쁘셔서 눈물까지 글썽이셨다.

친정이 밝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라면

시댁은 차분하고 단정한 분위기다.

친정엔 큰언니가 있다면 시댁에는 시누이가 있었다.

남편의 누나인 우리 시누이.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도대체 뭔 말인지 모르게 만든 우리 형님.  시누이는 얄밉고 깍쟁이 같은 캐릭터라는데

우리 시누이이신 형님은 그냥 언니 같고  선배 같고 어머니에게 적절한 때에 드를 제대로 쳐주시는 분이었다.

너무 무관심하다 싶을 정도로 별 말이 없는 우리 형님이 아마 내 기억으로는 처음으로 우리 집에 전화를 하신 거 같다.

"내 동생이지만.. 정말... 똑똑하다..."

결혼해서 동생 칭찬하는 것을 처음 들어봤다.

그 말은 형님이 정말 매우 진정 너무 많~ 이 기분이 좋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리라.




몇 주 뒤에 시댁에서 합격 축하모임을 하기로 했다.

모두 즐거운 맘으로 만나 '참이슬'에 온몸을 적셨다^^

어머니는 태몽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이 이야기로 말할 거 같으면 어머니께 아마 결혼하기 전부터 무한대로 들었던 이야기다. 

정말 어머니 말씀을 억양까지 고대로 따라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야기는 "얼룩 점박이 아기돼지 한 마리가 연못에서 폴짝 뛰어나오더니 내 마폭에 쏙 안겼다니까~돼지가 얼마나 예쁜지 아직도 눈에 생생해 ~" 시작한다.

예전에 눈치 없이

 "어머니 그건 태몽이 아니라 복권 사야 되는 꿈 아니에요?" 했다가 어머니께 한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날은 기분이 좋아서인지 참이슬에 젖어서인지 그 태몽이야기가 정말 처음 듣는 이야기 같고 재미있고 마치

영웅 탄생설화처럼 들렸다.

남편이 주몽, 박혁거세 버금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우리의 축하잔치는 점점 무르익어갔다.

정말 오랜만에 편해진 맘으로  많이 웃고, 많이 떠들고, 많이 마셨다^^;;

나는 조금 몽롱해진 눈으로 시댁 구들을 한 명씩 한 명씩 바라보았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어찌 보면 정말 남일 테지만 남편으로 인해 맺어진 이 귀한 인연들이 그날따라 너무 신기하고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야말로  위아 더 월드, 패밀리인 것이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고마운 구독자님들께 일일이 댓글 못 달아드려 죄송합니다. 감사의 마음 가지고 있다는 것 꼭 알아주시기를요♡

그리고 지난번 10화 내용 중 혹시 조금 불편하셨던 부분이 있었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글을 처음 써보는 지라 부족한 게 많습니다.

지적하실 부분이 있으면 지나치지 마시고 해 주세요

이제 몇 화 남지 않았으니 끝까지 지켜봐 주시고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이전 10화 공무원의 아내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10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공무원의아내가 될줄은 꿈에도몰랐다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