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4 창원 - 셀럽과 함께 한 하루

by 베루

마산, 창원, 진해를 통합해 큰 창원(?)으로 거듭난 창원에서 성화봉송 14일째 하루가 밝았다. 큰 창원인지라, 오전 주자 집결지는 진해, 오후 주자 집결지는 창원이었고 우리 주자 운영팀도 두 조로 나뉘어 각 집결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운 좋게도 오후 조에 편성이 되어서 늦잠을 잘 수 있게 됐는데, 하필 오늘이 세탁물 수거일이라 8시까지 세탁물을 가져다 내야 했다. 자다 일어나 츄리닝 바람에 후리스 하나 걸치고 세탁물을 맡기러 RON 데스크에 갔더니, 팀 선배가 피난민 같다고 놀렸다. 자고 일어나서 거울을 보면 피부도 보송보송하고 보기 좋던데, 아침마다 “참 이쁘다~”라고 거울속 나에게 말하는 내게 피난민이라니!! (ㅋㅋ)


다시 푹 자고 일어나 11시경 호텔을 나섰다. 창원 늘푸른 전당 체육관 앞에 데스크를 차려놓고 주자 맞이를 준비하는데, 오늘 셀럽 주자가 두 명이나 있다는 소식이! 삼성 주자는 아니었지만 조직위에서 NC 다이노스 박석민을, KT에서 비정상회담 출신 타쿠야를 초대했다고. 파란 잠바를 입은 채로 방정맞게 사진을 요청하거나, 유명인에게 환호를 보내거나 팬인 티를 내기가 사실 오늘 전까지만 해도 부끄러웠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프리젠팅 파트너 3사 주자 운영팀 스탭들 모두 틈이 있으면 팬심을 마음껏 표출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그래도 막 달려들어 사진을 찍자고 할 수는 없어, 주자 교육장으로 걸어가는 박석민에게 “파이팅!” 하고 외쳐줬더니 좋아했다. 우리 동료가 내가 박석민 긴장을 풀어줬다며 (?) 신나했다.


박석민 선수와 함께


나는 야구로 유명한 고등학교의 남매 학교를 졸업했고, 그 때 함께 학생회 활동을 하던 남고 여고 선배들과 지금도 친하게 지낸다. 야구 명문고답게 다들 야구를 참 좋아한다. 그래서 그 카톡방에 위 사진을 공유했더니 “베루야, 삼성 배신자임 ㅠㅠ.”라고 한 선배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배신이 어딨을까. 좋은 선수에게 돈 못 맞춰주는 구단 탓이지 ㅠㅠ 유명한 선수와 사진도 찍고 악수도 하고 하이파이브도 하고 신나게 즐겼다. 그런데 막상 박석민이 봉송을 할 때 거리가 너무 한산해서 안타까웠다. 평일 낮이라 어쩔 수 없는 건가.


그 다음 구간에는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가수인 타쿠야가 왔다. 나는 비정상회담을 챙겨보는 애청자는 아니지만 초기에 몇 번 채널을 돌리다 봤었는데, 알베르토와 타쿠야가 제일 좋았었다. 그런데 그 타쿠야를 눈앞에서 보게 되다니!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타쿠야는 팬으로서 보기에는 좋은데 사귀라면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 이라고 평하고 싶다. 왜냐하면 나란히 서서 같이 다니거나 함께 사진을 찍으면 크지 않은 내 얼굴이 갑자기 엄청나게 커보이고, 짧지 않은 내 다리가 무지 짧아보이기 때문이다. 누가 사귀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거부^^*


아름다운 분 타쿠야...>_<

타쿠야는 아주 큰 키에 얼굴은 조막같이 작고, 다정한 말투까지 갖춰 완전히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사람 같았다. 앞으로 타쿠야가 속한 그룹 노래도 꼭 찾아서 들어야겠다고 다짐하며 다시 데스크에 앉아 열심히 다른 주자들 맞이할 준비를 했다.


한 아주머니가 밝은 표정으로 오시더니 “여기서 휴대폰 액정 바꿔줘요?” 물었다. 액정 바꿔주는 곳 아니라고 답하자 아니구나~ 하면서 가시는데 웃겨서 넘어갈 뻔 했다. 삼성 휴대폰 수리해주는 곳인줄 아셨나보다. 나중에 KT 주자 운영팀에게 이야기하니 자기들은 “휴대폰 충전 돼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하긴, 얼마 전 주자 응대 마치고 단체로 파란 잠바 차림으로 일반 식당에 갔던 날엔 종업원이 “서비스센터에서 오셨어예?”라고 물었다. 그럴만도 하다. 크하


내일은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밀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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