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중공업 회사에 다니는 선배들에게 말로만 듣던 거제로 이동했다.
중공업의 땅 거제도다!
앗 거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성화봉송 일지 작성 이후 처음으로 식당 추천을 하려고 한다. 바로 김해 부원역 근처에 있는 “금수저 은수저”. 어제 아침엔 잠과 아침식사를 바꾸느라 못 갔는데, 오늘은 거제로 출발하기 전에 여유가 있어서 가봤다. 사실 허름해보이는 외관, 그리고 우리 단체 지정 식당이라는 이유로 별 기대를 안 했다. 그러나 상차림을 보고서는 안 왔다면 큰 실수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천원에 실한 조기, 감자채볶음, 김, 그 외 반찬 (그 외 반찬은 내가 안 먹어서 기억이 안남)에 돼지김치찌개와 갓 한 느낌의 밥이 나왔다. 일단 감자채볶음이 나오는 순간 나는 만족했다. 조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치찌개를 먹어보곤 거의 휴가를 받은 느낌이었다.
먹느라 사진은 없다. 굳이 김해까지 찾아서 갈 곳은 아니고, 김해에 있는데 따뜻한 밥이 먹고 싶다면 꼭 가보길 추천한다.
밥 한 공기를 뚝딱 하고 거제로 출발했다. 날씨도 좋고, 남해 색깔도 너무 예뻐서 놀러 가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데 왜 거제로 발령 받는 사람들은 귀양 가는 사람들처럼 싫어할까? 서울 가고 싶은 지금 내 마음과 비슷한 맘 때문이겠지 후후. 며칠 혹은 몇 주 살라고 하면 나는 살겠다고 할 정도의 예쁜 풍경이었다.
날씨 좋고~ 경치 좋고~
실제로 조선소는 처음 봤는데, 그리 배가 커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커다란 컨테이너들이 마치 레고 블럭처럼 배 위에 옹기종기 쌓여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저 배의 크기는 도대체 얼마란 말인가?!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세계 최대 수심의 해저 터널을 지나 거제도로 진입했다. 해저 터널은 혹시 투명한 벽으로 해두지 않았을까 했으나 그저 상상이었을뿐 일반 터널과 차이가 없어보였다.
신나게 달려 거제시청에 도착해보니 거제에도 역시나 지역 슬로건이 있었다. 블루 시티 거제! 시청 1층에 위치한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이 오늘 주자 집결지였는데, 12일간 가본 그 어떤 시청, 구청보다 따뜻한 느낌으로 꾸며져 있었다.
블루 시티 거제
따뜻한 분위기의 주자 교육장
오늘 주자 집결지와 지역 축하 행사장이 같은 곳이라 처음으로 준비 현장에 나가봤다. 삼성은 지역 축하 행사에 참여하는 날마다 낮부터 위시볼 존을 설치해두고 주민들에게 소원을 위시볼에 쓰게 한다. 그리고 저녁에 열리는 행사 때 그 위시볼에 은은한 조명을 켜서 무대 위로 날린다. 어두운 밤에 데이브레이크의 노래를 들으며 파란 위시볼이 무대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위시볼을 쓰는 전후 주민들에게서 딴 인터뷰도 편집해서 보여주는데, 아마 내가 주민이라면 기분이 두 배로 좋을 것 같았다.
위시볼 존에서 수호랑과
주자 집결지로 복귀해 주자들을 배웅하고, 서둘러 슬랏 응원을 나갔다. 특히 오늘은 우리 회사 직원 중 한 명이 뛰게 되어 - 쓰고 보니 자주 있는 일 같긴 하지만 - 최대한 많은 인원이 나가기로 했다. 긴 생머리에 얼굴이 뽀얀 친구라 주자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쓴 모습이 아이돌 같았다.
동료 응원에 나선 우리 팀, 광고주
수십 명 주자 응대를 하다 12명 주자만 관리하면 되는 오늘은 거의 뭐 꿀이다. 다만 마지막 우리 주자가 복귀하는 시간이 조금 늦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었다. 주자들을 다시 귀가시킨 후에는 지역 축하 행사장에 가서 짧게나마 즐기고, 광고주와 우리 회사가 한 데 모여 성화봉송 출정 후 첫 식사를 했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9번만 더 하면 집에 간다. 다들 끝까지 즐겁게 그리고 건강하게 이 여정을 마무리 하기를!
지금처럼만!
내일은 통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