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0 울산 3일차 - 카라반 소개

by 베루

3일 연속 울산시청으로 출근하니 울산시청 공무원이 된 기분이었다. 오늘은 주자 집결지 메인 담당이 아닌지라 조금 여유롭게 PC를 켜고 다른 일을 했다. 아침에 목은 잠겼지만 컨디션이 어제보다 훨 나은게 아무래도 오늘부로 투병기 탈출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침에 한 구간 주자들을 보내고 나면, 다음 구간까지 몇 시간 여유가 있어 오늘은 커피를 한 잔 마시러 잠깐 나갔다. 나는 사실 커피를 아주 좋아하진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 출장을 시작하고서는 커피라고는 차갑거나 미지근한 캔커피만 마시고 그것조차 귀해서, 가끔 짬이 나서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게 되는 때면 어찌나 좋은지. 내가 이렇게 커피를 좋아했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여자 ㅋㅋ


봉송을 마치고 돌아온 주자들에게는 단체사진과 개별 사진을 찍어준다. 그 중 폴라로이드도 찍어주는 개별 사진이 인기가 좋다. 스탭들이 수호랑 판넬과 스카시 등을 들고 함께 사진을 찍는데, 어디로 갈지 모르는 사진에 내 얼굴을 이미 수십 번 넣은터라 오늘은 한 두 번 수호랑 판넬을 들고 찍다 다른 스탭에게 판넬을 넘기고 옆으로 빠져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할주머님이 (할머니와 아주머니의 중간) 내 팔을 잡아 끌면서 같이 찍자고 하는 것이었다. 왜 굳이 나와 함께 찍으려고 하시나, 내 인상이 그렇게 좋나 - 평소 인상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 - 생각하면서 수호랑 판넬을 들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수호랑 판넬을 잠시 내려두고 다른 일을 하는데 그 할주머님이 “이거 들고 찍었어요?”라고 물었다. 아... 내가 아니라 수호랑을 원하셨던건가? 이 고치기 힘든 도끼병.


어제 슬랏 응원을 나갔을 때 시간이 남아, 바로 옆 골목으로 이어져있던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을 주자 운영팀 동료들에게 자랑하니 어떤 분이 나보고 이번 성화봉송을 제일 잘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출발하기 전에는 최대한 즐겁게 하루 하루를 다른 경험을 하면서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와보니 금방 적응해서 마치 사무실 출근하듯 시청과 구청에 자리를 펴고, 책가방 싸듯 캐리어를 풀었다 쌌다 하고 있다. 다시 마음을 잡고 더 즐기기로 결심! (그런데 막상 오늘은 울산시청에 틀어박혀 문서 작업에 긴 시간을 썼다.)


내가 자주 방문하는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쓰이는 댓글이 있다. “일기는 일기장에”. 일기만 쓸 거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남기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오늘은 성화봉송 행렬의 중요한 부분인 카라반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성화봉송 행렬에 대해 동아일보에서 예쁜 이미지와 함께 상세히 다룬 기사가 있어 가져와보았다.


출처: 성화, 특별기로 모셔와 차량 100여대 ‘호위 봉송’ http://naver.me/FRMbyUME

실제 행렬과 약간 다른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위 그림과 유사하다. 봉송 주자 탑승 차량 뒤로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프리젠팅 파트너 3사의 카라반이 지난다. 3사 카라반의 순서는 협의에 따라 수시 조정한다. 카라반은 큰 화물 트럭을 개조한 것인데, 3개 회사의 카라반은 디자인도, 구성 요소도 각기 각색이다.


삼성 카라반과 관련 스탭들

삼성 카라반의 한 가운데에는 LED 스크린이 있다. 다양한 동영상도 나오고 갤럭시 노트 8을 이용해 길가의 시민들을 촬영해 바로 바로 이 스크린에 띄워주기도 한다. 스크린 옆? 뒤?에는 퍼커션이 있고, 거기서 스탭들이 신나게 연주를 한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댕댕 울리는 퍼커션 소리를 들으면 정말로 흥이 난다. 2층도 있는데, 여기서는 사회자가 큰 소리로 주자의 이름 또는 동네 이름을 외치면서 주자와 시민들을 즐겁게 해준다.


밤에 더 멋진 카라반

코카콜라는 단층 카라반에, 장식에만 LED를 붙였고 taste the feeling 노래를 계속해서 틀어준다. 이번에 쓰고 있는 한국어판 노래는 굉장히 스윗하다. 카라반에는 코카콜라 스탭들이 항상 10여 명씩 타고 있다가 대기 중인 주자와 시민들에게 콜라 또는 종이 곰 발바닥을 나눠준다. 내 생각엔 노래와 콜라로 일단 좋은 반응을 깔고 들어가지 않나 한다.



번쩍 번쩍 코카콜라 카라반


마지막으로 처음 성화봉송 프리젠팅 파트너로 참여한 KT의 카라반! KT는 이번 성화봉송 캠페인의 메인 컬러로 민트를 쓰고 있다. 성화봉송뿐만이 아닌가? 잘 모르겠다. 콜라와 동일한 단층 카라반에, 휴대폰 대리점 개업날을 연상케 하는 키크고 날씬한 모델들이 5G 엠씨스퀘어 안경(?!)을 쓰고 손을 흔들어준다. 가능하면 봉송 끝나고 저 안경 하나는 꼭 갖고 싶다..ㅋㅋ


세계 최초 5G

출퇴근길에 음악을 듣는 게 내 하나의 낙이었는데, 여기서는 이렇다할 출퇴근길이 없고 계속 단체 생활을 하니 음악을 못 듣는다. 대신 코카콜라의 Taste the feeling과 KT의 Challenge together, 그리고 삼성의 테마송과 성화봉송 주제가인 Let everyone shine은 아주 주구장창 듣는다. 다음에 포스팅이 또 너무 일기가 되면 주제가도 모아봐야지!


이제 김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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