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로 유명한 광양! 오늘은 오전조로 배치되어서 오후 3시면 업무 종료였다. 혼자라도 광양 구경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제철소 말고 다른 볼거리가 있는지 검색을 해봤다. 눈에 띄는 건 와인동굴. 오기 전에 만화방에서 남친과 <신의 물방울>을 보며 나중에 와인을 마셔보며 신의 물방울 묘사와 비슷한지 보자고 이야기 했던터라, 남친에게 전화로 자랑을 했더니 광양에 포도밭이 있냐며 또 한 번 정확한 지적을 하는 것이었다. 동굴과 와인은 무슨 상관이냐고, 동굴 안에 저장고를 만들어둔거냐고, 지자체의 지역 관광지 늘리기 일환 아니냐고. 듣고 보니 맞는 소리라 그냥 호텔 근처를 둘러봐야겠단 생각을 하며 일단 일찍 출근을 했다.
호텔 건너편으로 보이는 광양 제철소
주자들을 봉송로로 보내고 시간이 떠서 오늘의 주자 집결지인 광양문화예술회관 앞으로 나가봤다. 매우 한적한 골목이었는데 약간의 벽화와 찻집이 있었다. 벽화 앞에서 사진도 찍고, 사장님이 좋아하는 것을 다 모아둔 느낌의 찻집에 가서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며 잠깐의 여유를 즐겼다.
광양문화예술회관 앞 벽화
영하로 기온이 떨어져 드디어 흰 패딩을 꺼내 입었다. 잘 접히긴 하지만 그래도 캐리어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던 이 패딩을 드디어 빼는 날이 오다니! 평창 동계올림픽의 official supplier인 노스페이스 제품이다 (참고로 삼성 성화봉송 스탭 유니폼은 전부 노스페이스). 15만원대라는 파격가에 나온 노스페이스의 “평창 패딩”이 요즘 그렇게 없어서 못 판다고 하던데, 당연히 이게 그 패딩인 줄 알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건 소지섭 패딩이었다. 조직위 스탭들이 구매했다는 평창 패딩과 비교해보니 이게 부피가 좀 더 작은 느낌. 더 가볍고 좋은 거라고 내 맘대로 생각해본다.
넉넉하게 입어야 덜 추울까봐 한 사이즈 크게 신청했더니 이불 덮고 다니는 듯한 내 모습
주자들이 복귀하는 시간에 맞춰 다시 주자 집결지로 나도 복귀했다. 한 주자가 봉송로에서 미래의 아내에게 한 마디를 했다고 우리 스탭들이 그 주자에게 시끌벅적하게 말을 붙였다. 그런데 그 주자와 동행한 주자 아버지가 “너 안 한다면서!”라고 말했고 나는 그 짧은 순간 ‘혹시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려는건가’ 생각했는데 주자 왈 “그 사람 아니에요.” 네...? 내 추측이 맞고 그걸 숨기려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반대하는 사람은 접고 새로운 사람으로 재빠르게 갈아탄 것일까? 혼자 한 편의 아침 드라마를 머릿속으로 써보며 주자를 보냈다.
3시 퇴근 후에는 지도 상으로는 가까워보이던 홈플러스와 광양 시청까지 걸어가보려 했으나 주변이 너무 무서워서(?) 10분 정도 걷다 포기했다. 호텔로 들어와 오랜만에 책도 읽고, 공부도 좀 하고, 귀환한 후발대와 함께 돼지 두루치기로 배부른 저녁을 먹었다.
불 켜진 이순신 대교
내일은 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