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어렵지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by eun

Ep.1 연습에서 무대에 오르기까지

동계 트롬본 캠프에서 발표연주

10대, 음악을 전공하겠다고 혼자 레슨을 받으러 다녔다. 학교 일과를 마치고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하러 다니는 것은 10대 때 조절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매일 하는 연습은 지겹고 칭찬은 없이 레슨을 받고 남은 저녁시간 동안 연습을 해서 다음 레슨까지 숙제를 해가야 했다. 혼자 연습하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몸이 아픈 채로 버티며 안 되는 부분을 무한 반복하고 이를 매일 혼자서 관리하기란 쉽지 않았다. 연습하기 싫어서 연습실을 멀리 잡기도 하고 선생님이 가시나 안 가시나 몰래 보기도 하고 엄마한테는 연습 가는 척 악기를 들고나가서 악기는 숨기고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었다. 연습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레슨은 받으면 연습을 했는지 안 했는지 선생님은 알기 때문에 심하다 싶을 땐 엄마에게 전화해 혼나기도 했다. 연습이란 과정은 견디는 것과 같다. 처음 할 땐 한음 한음 짚어가며 알아가고 한마디에서 한 플레이즈 씩 그렇게 조금씩 늘려가며 연습을 무한 반복했었다. 많이 할수록 연습의 결과는 따로 외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외워졌고 신경 쓰지 않아도 연습한 대로 버릇처럼 테크닉적인 부분도 사용하였다. 연습의 종착점은 무대에서 보이는 음악이었다. 내가 연습을 많이 했던 곡은 그만큼 자신 있었기에 만족스러웠다. 그 반대의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한 채 무대에 섰을 땐 자신이 없어서 불만족스러웠다. 다 겪고 나니 기본이 중요하고 연습의 과정이 왜 중요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Ep.2 신입과 경력자

무대 오르기 전 리허설

내겐 어렵지 않고 가볍게 넘길 일들이 그가 버거워하는 직장에서 후배님을 보고 있으면 내가 일이 힘들다고 그만두고 싶다고 할 때가 저런 모습이었겠구나 싶다. 사무실에서 혼자 행정업무를 다 봐야 하는 그땐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힘들었다. 때론 도망치고 싶어서 사무실을 나가 벤치에 앉아서 울고 오기도 했었다. 하소연할 동료라도 있었으면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을 의지할 곳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정신없어하는 후배님을 보고 있으면 도와주고, 괜찮다며 별거 아니라며 내가 의지의 대상이 되어주고 싶기도 하다. 그만큼의 역량은 되니까. 그때와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분명 노하우가 생겼고 내 업무 루트의 원칙들이 생겼고 그땐 힘들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일들이 지금은 별생각 없이 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할 때 끝나지 않던 연습의 과정이 있었던 것처럼 내가 이 일에 능숙해졌고 잘할 수 있게 되었구나 느낀다.

악보를 보는 것도 초견은 힘들지만 초견 훈련을 하다 보면 그 능력 또한 길러진다.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것만이 노력의 결과를 인정하고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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