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콩 Jan 22. 2018

손가락 행진곡 -히치하이킹여행자의 이야기


알렉스와 나는 3년전 스페인에서부터 히치하이킹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시발점인 상파울로에서부터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하고 여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Puerto Madrlyn  에 도착해 있다.

 지금까지의 3830km의 여행에서 단 두번의 시외버스만을 이용했는데 바로 상파울로에서 Apiaì, Joinville 에서 Bluemenau 이렇게 단 두번만이 버스를 이용했다. 첫번째 구간은 알렉스의 가족들이 너무나 걱정스러워 아버지께서 버스티켓을 끊어주신 덕분에 이용할 수 있었고 두번째는 정말 최악의 경우였다. 지금부터 우리의 히치하이킹 스토리를 공유해볼까 한다.

생각보다 많은사람들이 히치하이킹을 이용하고있고 또 궁금해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위험하지않아?

-어떻게 히치하이킹해?

-무섭지않아?

-부모님이 걱정하지않으셔?



그래서 몇가지 궁금증들에대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히치하이킹에는 몇가지 법칙들이 있다. 첫번째로, good spot.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항상 내가 하는 방법은 내가 운전자라고 생각한 후 어느시점에서 접근해야 쉽게 차를 멈출수있을까 생각해보는 것이다. 가장 좋은것은 도시에서 고속도로로빠져나가는 시점의 주유소이다. 혹은 고속도로 위의 주유소이거나. Joinville 와 Blumenau 는 브라질에서 내가 그닥좋아하지 않는 도시이다. 그이유는 너무나 도시스럽고 차갑고 사람들이 매정하다. 아마 다른도시들과 유난히도 비교가되기도하고 이 두도시에 독일사람들이 이주해와 살아가고 있기때문에 더욱이 그렇게 느끼는 것일테다. 결정적인 이유는 Joinville 주유소에서 히치하이킹을하다가 쫓겨났다는 것이다. 주유소에서 쫓겨난 후 고속도로 입구에 가서 한참을 히치하이킹했지만 차들의 속도가 너무빠르고 차가 멈출만한 공간이없어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찐더위의 날에서 몇시간을 서있었더니 짜증은 짜증대로 나고 결국 우리는 버스를 타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우리의 의지로 버스를 탄 첫 구간이었다.  

 가장 좋은 곳은 주유소에서 사람들에게 내가 가는 곳의 목적지를 어필하는 것이다. 낯선사람을 본인의 차에 태우는것이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주유소는 가벼운 인사와 함께 짧고 굵고 강한 나의 여행어필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다. 사실 나는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를 하지 못하지만 짧은 문장만들기로 히치하이킹을 여러번 성공했었다. 오히려 멀리서 온 언어가 약한 내가 여행자로써 인식을 강하게 심어줄 수 있었고 그것이 그들의 마음에 불안함을 잠식시키고  편안함을 심어주었던 것 같다.


두번째로 좋은 스팟을 찾았을 때 필요한것은 사인이다. 주유소나 슈퍼마켓에 들려 박스를 얻은 뒤 목적지의 이름이나 고속도로 넘버 등으로 히치하이커의 방향을 운전자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생각보다 히치하이킹은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다. 어떤 나라의 경우 자동차 번호판에 지역이름이 쓰여진것을 볼 수 있다. 그럴 때에 원하는 목적지가 가깝거나 방향이 같은 경우 주유소에서 문의하거나 조금 더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 싸인은 최대한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깔끔하고 굵직하게 쓰는것이 좋다. 히치하이킹의 여지가 있다면 꼭 굵은펜을 소지하고 있자. 우리는 상파울로에서 굵은 펜을 준비했지만 어느세 다 써버렸고 여행중인 독일커플이 독일에서 가져온 굵은펜을 선물받을 수 있었다. 또한 고속도로에 한가운데서 다음 주유소를 향할때는 사인을 내려놓고 엄지만 척 하고 올려보는것도 한 방법이겠다.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 그리고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계산해보는것 그것이 히치하이킹의 묘미라 할 수 있겠다


세번째, 우리는 여행하면서 몇번의 히치하이킹대학을 운영할수 있었는데 이때마다 강조한 것이 당당한 어깨와 엄지를 척 하고 내밀곤 예쁜 미소를 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루과이 punta del diablo에서 우리는 어쩌다보니 히치하이킹 경쟁을 하게되었는데 한 남자애는 4시간째 차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고 했다. 내가 말한 그의 문제점으로 물론 지치기도 했겠지만 힘없는 엄지손가락과 우울한 표정이었다. 마침내 그는 차를 잡을 수 있었지만 먼 거리를 이동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우리가 히치하이킹을 해 장거리를 이동하는동안 도로위에서 히치하이킹하고 있는 그를 다시 만나볼 수 있었다.


네번째, 길거리 백패커라해도 깨끗한 옷을 입는것이 좋다. 때때로 히치하이커를 만나보면 아주 히피스럽게 옷을 입고 있는 경우를 볼 수있는데 사실 운전자에게는 위화감을 주기가 쉽다. 또 길거리 여행자라해서 너무 더러운 옷을 입고있는 것 또한 운전자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주기가 어렵다. 이왕이면 여행자의 이미지를 가득 심어주는 분위기인것이 좋을 것 같다.



다섯번째, 나는 여성 솔로히치하이커에게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히치하이킹이 안전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몇일 전 트럭운전자의 차를 타려고 했더니

"나는 여자애 하나만 태울꺼야!" 라고 알렉스에게 이야기한것이다. 나와 알렉스가 따로 여행하고 있는지 알았나보다. 우리는 "차오!"하고 헤어졌지만 트럭운전자뿐만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함을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는 히치하이킹을 할때 모든 육감을 다 이용해 분위기파악을 재빠르게 체크해야 한다. 우리에겐 힘든 시간이 기다리는 시간이지만 그만큼 거절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있다. 무언가 찝찝하다면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떠나버려라.


마지막으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 차를 타거든 당신의 신나고 어메이징하고 최악이었던 순간까지 즐겁게 이야기꾼으로써 변신해라. 장거리의 운전자에게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인터넷에 나온 여행정보보다 로컬들에게 듣는 여행정보가 무엇보다 생생하고 알찬 팁들이 많다. 모르는것이 있으면 네이버나 다음에 물어보지말고 로컬에게 물어라. 세상 알지못했던 정보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전 01화 이 여행자의 여행하는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