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1

by 은봄


한평생 그러쥐던

어여쁜 닻을

하늘 위로 정성껏 펼친다


아스라이 펼쳐진

커다란 닻 위로

볼품없는 나를 싣는다


끝없는 바람을 맞으며

바다 위의 푸른 질주를

바라고 또 바랐건만


내가 펼친 것은

돛이 아닌 닻

너울거리며 물속으로

삼켜진 그것을

회색의 울음과 함께

품속에 여민다


한때는 어여뻤던

이제는 뭉그러진

내 평생의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