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야(長夜)

2026.02.21

by 은봄


이유 없는 우울이 길다

매일 밤 견뎌낸 감정들은

나를 찌르는 빗살이 되어 넘쳐흐르고


흘러내린 감정은

멍든 자욱이 가득한 베갯잇 위

말갛게 또 다른 자욱으로 말라붙는다

달은 하루도 빠짐없이

희끄무레한 밤을 비추는데

내 마음 비추는 빛 한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끝나지 않는 밤이 길고

이유 없는 우울이 길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