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2026.02.20

by 은봄


다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늘어난 목의 티셔츠

무릎이 나온 바지를 입은

당신을 바라본다


한때 당신에게도

담고 싶은 세상이 있었겠지

그 찬란한 세상을 왜 담지 못했느냐

깊이도 묻고 싶었다


그러나 거울 앞에 서자

당신의 세상을 잡아먹은

단정한 옷차림의 내가 있다


목 끝까지 차오른 생각들을

음성이 되지 않게끔

안쪽으로 밀어 삼킨다


당신의 삶을 갉아먹 자란

나는

이물질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