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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훈 Apr 27. 2023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다나카 히로노부

동해선에서 읽은 책 41 

"글쓰기는 내가 좋아하는 일 중 1863위.... 한밤중에 어둠 컴컴한 방 안에서 허리 통증을 견뎌가며 키보드를 두드려 글을 쓰고, 자신이 쓴 글에 스스로  조금 웃는 것. 그것이 글 쓰는 사람의 생활이다.", 다나카 히로노부.,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PP.91~94.


0. 니체와 히로노부

-니체가 술술 읽힐 리 없다. 그러니 달달한 위로주가 필요한데... 그때 이 책을 쉼표 삼아 읽었다. (사소한 이유 때문에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을 읽는 와중에 이 책을 읽었다.)


1. 또래

-작가는 나보다 몇 살 위다. 카피라이터 경력도 몇 년 앞선다. 물론 그는 일본 굴지의 광고대행사인 그 유명한 덴츠의 카피라이터였다. 덴츠가 얼마나 빡세냐면 요즘도 가끔 자살하는 직원이 나올 정도다. 거기서 24년을 버틴 카피라이터라면 인정해야 한다. 


2. 쿵짝

-사실 히로노부의 주장은 내 생각과 거의 비슷하다. 당연한 것 아냐? 아니, 나도 읽고 싶지 않은 글은 남도 읽고 싶지 않아. 내가 읽어도 지루한 글을 누가 읽겠어. 


3. 그런데 사실 가르쳐주고 있다.

-그렇다. 제목과는 달리 그는 글쓰기의 핵심을 선배 투수가 후배 투수에게 반복되는 캐치볼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체인지업을 가르치는 것처럼 가르치고 있다. 


4. 이 책의 미덕 1

- 개그가 재미있다. 게다가 중반부에 있는 광고하는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은 간결하면서도 적확하다. 이렇게까지 업계의 전문 용어를 쓰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최소한 난 처음이다. 


"당신은 세상 어딘가에 작은 구멍을 뚫듯이, 작은 깃발을 세우듯이, 쓰면 된다. 그러면 언젠가 누군가가 그곳을 지나간다.", P.187


"애초에 지금 시대는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많고 읽고자 하는 사람은 적기 때문에 글로 돈을 버는 사람은 극히 일부분이다."P.195


"평상시에 그냥 떠들며 지내는 시간은 빈둥빈둥 길을 걷는 것과 같다.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풍경을 바꾸기 위해,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가기 위해 , 나는 괴로워도 산을 오르듯 글을 쓴다. ", P.200


5. 이 책의 미덕 2

-후반부, 우리는 왜 글을 쓰는 가에 대한 그의 글을 읽으며 잠시 뭉클했었다. 그 후반부는 꼭 읽어보기 바란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그러니까 도대체 누가 이렇게 긴 책 리뷰를 읽을지 감도 안 오지만, 그래도 하루종일 로케이션 헌팅을 하고, 그 후에 이어진 미팅에선 말도 안 되는 카피를 써야 하는 프로젝트를 받아 스트레스를 받은 몸으로 집에 와서 몇 캔의 맥주를 물처럼 마신 후 알딸딸한 상황에서도 이렇게 계속 맥주를 마시면서도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써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이처럼 진솔하게 말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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