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에서 읽은 책 89
“인간의 본질이 인간의 기원이자 시발점인 성 본능 속에 주어졌다는 사실로 인해 인간에게 한 가지 문제가 제기되며, 그 앞에서 인간은 공포에 휩싸일 뿐이다. 그러한 공포 상태가 ‘작은 죽음(petite mort)' 속에 주어진다. 내가 그 ‘작은 죽음’을 온전히 겪을 수 있을까? 최종적 죽음을 미리 느껴 볼 수 있을까? 발작적인 쾌락의 폭력이 나의 심장 깊숙한 곳에 있다. 동시에 그 폭력은-나는 지금 이 말을 하면서 전율한다. - 죽음의 심장이다. 그것이 내 안에서 열리고 있다”
“금기는 스스로 금지시키는 대상에 불길한 동시에 신성한 불길을 비춘다. 한마디로, 종교적인 빛을 비춘다. 금기는 자신이 금지하는 대상에 고유의 가치를 부여한다. 내가 금기의 대상을 멀리하려 할 때, 어쩌면 정반대로, 이미 나는 그 대상에 자극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