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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이서 Apr 07. 2021

사유思有하는 공공공간

첫번째 이야기, 생각있는 공공성이란 무었일까?


우리시대가 필요로 하는 ‘생각있는 공공성’이란 무엇인가?

도시에서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소 중 매우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공공성이다. 대분분의 사람들은 공공에 관한한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공공성, 공공영역이라 하면 국가나 공공단체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인프라스프락쳐와 공공건축물, 공공공간에 국한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시의 질과 모습은 국가주도의 공공영역보다 사적일 활동과 사유재산이 움직이는 곳에서의 결과가 더 영향력이 크다. 공공성은 함께하는 사회에는 어디에나 존재하며 그 공공성의 질이 도시의 질을 좌우한다. 인류의 최초 도시라 일컬어지는 수메르인이 세운 고대도시에서부터 그리스, 로마시대 도시에도 그 중심에는 공동의 공간, 공공의 공간이 있어왔다. 도시에서 공동의 삶은 빼고 생각할 수 없다. 현대도시로 오면서 공공의 영역은 더 확대되었고 사적인 공간과 더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다.

공공성을 위한 사유의 의식을 바꾸기 위한 작업은 좀더 전략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공공의 영역을 정부나 제도만으로는 의존할경우 행정중심의 경직성을 지니며, 사람들은 내 소유가 아니니 관리의 책임도 못느끼고 때로는 요구만 하거나 누군가가 대신 계속 관리해 주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제도권을 넘어선, 사유의 영역에서 공공성을 끌어내는 것이  범용적으로 살기좋은 도시로 바꿔나가는 지름길이 될수 있다. 물론 현재도 재건축 등 재개발이나, 각종 관련법과 지구단위계획 등 법적으로 개인의 건축행위를 통제하고 있다. 각종 심의제도와 허가제도 등을 통해 강제적으로 개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통제적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개인들의 저항도 있고, 도시에서 실시간으로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는 각종 활동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개인들은 사유의 영역에서 공공성을 이야기하면 손해나 침해로 보기 경향이 있다. 단순히 공공을 위해 내놓아라 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사유의 의식을, 사유의 공간을 공공성과 연결 시킬 수 있을까?

우리는 게으르다.  대가없이는,
“사람들이 좀더 돌아가야 한다거나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면, 그만큼의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사람들의 수고만큼 공간의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사회경제적 상호작용을 촉진시키는 것이 되어야 한다. “
매튜 프레덕스,& 비카스 메타 <우리가 알아야 할 도시디자인 101> 중에서

우리에겐 건축적 넛지 Architectural Nudge 가 필요하다.


넛지 nudge 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란 뜻으로, 옆사람의 팔을 잡아끌어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팔꿈치로 툭치면서 어떤행동을 유도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행동과학 경제학자인 리쳐드 탈러 Richard H. Thaler와 법학자인 캐스 선스타인 Cass R. Sunstein 이 제안한 자유주의 경제 방법론이다. 이것은 자유주의적 개입주의 libertarian paternalism 로 선택의 자유가 있고, 자유를 보전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넛지는 선택설계자 choice architect 가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세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지금 우리시대에는 도시계획가 , 건축가가 선택설계자 choice architect 가 되어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공공영역 뿐 아니라 민간영역에도 공공성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건축적 방법론, ‘건축적 넛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Architectural Nudge 1. 소유의 개념으로 바라본 공공성

사람들이 도시에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첫번째는 아마도 향유할 수 있는 것이 많아서이고, 두번째는 기회의 가능성이 많아서 일 것이다. 향유란 ‘누리다’ 라는 동사와 연결된다. ‘모인다.’ 의 전제는 공동의 공간있어야 하고, ‘기회의 가능성’은 ‘만나다’라는 동사와 연결된다. 이것은 관계, 경험, 연결’로 파생될 수 있다.  
‘누리다’란 소유하는 것?  또한 ‘직접 소유하지 않고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주지한다면 의식의 전환이 가능하다.

소유의 개념을 가지고 바라보면 도시의 공공성은 다르게 보여진다.
우리는 보통 공공성을 이야기 할때 소유의 개념을 빼고 이야기 한다. 공공은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아무도 소유하지 않는? 공동으로 써야 하므로 그것에는 소유가 없다. 과연 그럴까? 도시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공공의 영역인 도로도 크게는 국가의 소유이고, 지자체의 소유이고, 시민의 소유이기도 하다. 공공건축물을 설계하면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공공건축물 중에 땅은 서울시것, 건물은 해당구청소유로 되어 있는 것도 흔히 있었다. 도로를 보자면 분명 국가에 소속되어 있지만, 미시적으로 보면 시민인 이상 개인은 작게 소유권이 있고, 그 작은 소유권으로 전국을 우리는 다닐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보이지 않은 작은 소유로 여러곳에  함께 누린다는 점이다. 이논리를 도시의 건축에 대입해볼까?

공공이냐 ?공동이냐 ?공유이냐?


공공을 공유의 개념으로 보면 좀 더 쌍방간의 합의와 존중이 바탕이 될 수 있다.
일례로 도시에 있어서 공공의 측면을 고려하여 일정규모이상의 건물이 들어서고자 할 때 공개공지를 할애해야 하는 법규가 있다. 사유재산인데? 헌데 여기서 너의 땅을 공공으로 내놓아라 한다면, 누가 선뜻 내 놓겠는가? 아무리 다수에게 좋은 방향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희생이 따른다면 그것에 상응할 만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또한 물리적인 인센티브 전에 의식의 인센티브가 우선되어야 한다. 작은 세금을 내고 전국의 도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개인의 사유공간의 일부를 가치있게 공공의 영역화시키고, 그런 사적 공공공간이 많아지면 결국 한 개인이 향유할 수 있는 공공공간은 넓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개인이 도시에서 가용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더 생긴것은 아닐까? 현대사회의 공공은 이렇게 소유개념을 인정하는 공유개념으로 전환이 되어야 한다.



사유하는 공공공간 , 다음 두번째 이야기
“ Architectural Nudge 2. 내가짓는 건물의 사회적 역할론을 끌어내라 “


*사유하는 공공공간 글은 2020년 한국건축가협회 도시재생위원회 특별기획   <공공성도시> 발표자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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