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흔히 없는 것을 가진 사람
모세와 엘리야만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영향력을 미친 선지자는 일찍이 없었다.
오랫동안 선지자가 없던 차였다.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라고 하며 요한이 나타나자 그들은
엘리야는 이미 하늘에 갔으니 모세가 다시 일어난 것쯤으로 여겨 두려워했다.
때로 잘난 나를 자랑하고 싶어서 스멀스멀 교만이 올라온다. 특히 누군가와 비교될 때 더 그렇다.
내가 그보다 조금 더 낫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 내 속에서는 안달이 난다. 모든 관심이 내게로 쏠렸다.
나를 우러른다. 뿌듯하다. 직위도 그만하면 되었으나 만족할 수 없다. 조금 더 올라서거나 확고부동하게 이 자리를 굳히려면 남의 약점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일반적인 우리들의 시나리오다.
이제 시나리오는 사실이 되어 간다.
드디어 자신의 실수도 인정하려 들지 않게 된다.
이쯤 되면 누군가는 억울해서 병이 날 것이다.
우월감에 젖어들어 자아의 깃발만이 드높여질 뿐이고 스스로 만든 덫에 걸려 어느새 판단이 흐려진다.
하나님의 뜻을 읽었던 사람이 있다. 요한이다.
한때, 모든 관심을 한 몸에 받던 그, 국민으로부터 국가 고위층의 관심까지 한 몸에 받던 그였다.
그런데 모든 조류가 자신에게서부터 예수에게로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한, 그도 지위를 빼앗기면 슬픔과 실망을 표시하는 인간의 선천적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또 자신에게 향하던 관심이 예수에게로 향할 때
질투와 시기심이 발동하는 자기 연민에 못 견뎌하는 약점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일 뿐이었다.
그러나 요한에게는 우리에게는 흔히 없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시기의 독기(毒氣)에서 초연할 수 있는 거룩한 사랑의 접촉이었다.
“만일 하늘에서 주신 바 아니면 사람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느니라”.
너무나 멋진 요한의 말이 아닌가.
그는 우리에게 흔히 없는 것이 있었다.
우리에게 흔히 있는 자아와 교만, 우월감을 대신한 '그것' 때문에 그는
믿음으로 구속주를 바라봄으로 자기희생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세상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다 있다.
나보다 남을 더 높여주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복되다고 한다.
아마도 이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결단코 아니기 때문이다.
그에게 믿음이 없었다면 말이다.
그의 믿음은,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멋진 뒷모습을 보여줌으로 그를 추하게 하지 않았다.
또한 자기보다 나은 사람의 앞 길을 열어 주는 여유로
자기도 못하면서 남도 못하게 막는 초라한 꼰대로 만들지도 않았다.
그의 믿음은 그는 몰랐지만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이었을 것이고
자아를 비운 그의 심령은 하늘의 빛으로 가득 채워질 수 있었다.
그는 그렇게 땅에 속한 자였지만
하늘의 것을 말하는 영광을 얻었다.
세례자 요한, 과연 그는 우리에겐 흔히 없는 것이 있는 자였다.
그는 진정 돌아서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시즌이 오면 우리는 더 좋은 자리를 탐한다. 가라시는 곳으로 가지 않고 있고 싶은 곳에 머무르기를 좋아하면서, 맞지 않는 옷을 입고서도 믿음으로 그 자리를 버텨보겠다 한다. 정말 필요한 것은 후배들에게 비칠 멋진 뒷모습인데도 비집고 그 추한 엉덩이를 들이댄다.
“그가 그 사업을 감당할 자격이 있을 때까지 추진시켰을 때에 주께서는 그 사업을 한층 더 추진시키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불러들이신다. 그러나 요한의 제자들처럼 많은 사람은 사업의 성공이 최초의 일꾼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 대신에 인간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시기심이 침투하여 하나님의 사업은 손상을 받는다. 이와 같이 지나치게 존경을 받은 자는 자기를 과신하는 마음을 품도록 유혹을 받는다”(DA, 182).
주가 부르시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아무리 애정 하는 사업일지라도 한층 더 추진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뜻을 읽었다면
주가 주시는 능력으로 할 수 있다고 미련 떨지 말 것이다.
주께서 주시는 능력을 바란다면 내게 가장 필요한 일을 그분이 알아서 맡겨주실 것까지 믿어야 하지 않을까? 존경이 과하면 자기를 과신하는 마음을 품도록 유혹을 받는다고 했다.
너무나 멋졌던 침례 요한의 생애,
구주와의 거룩한 사랑의 접촉으로 쇠하여야 할 때를 알아차리는 것,
그것은 성령이 함께 하실 때 알게 되는 지혜로움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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