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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틴 루터에게 배우는 교훈

조력자와 훼방꾼의 한 끗 차이

by 사나래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 걸까?

사실은 너무나 예수님의 조력자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나 때로 나의 의지와는 반대로 훼방꾼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것은 한 끗 차이다.

이 차이가 무엇일까.

내가 중심이 되어 일을 한다면 훼방꾼,
하나님이 중심인 일을 했다면 조력자.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 좌우편에 두 명의 강도가 있었다.

같은 상황에서 한편 강도는 성난 군중과 같은 입장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한편 강도는??

그도 처음에는 예수님을 욕하는 사람들 편이었으나 그의 눈은 예수를 바라보았다.

예수의 행동에서 그는 깊은 울림을 받았다.

그도 한때 예수를 알고자 하였고, 말씀을 들었고, 죄를 깨달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가 예수께로부터 돌아서 죄인의 길을 갔던 까닭이 심상치 않다.


그는 다름 아닌 메시아를 그토록 기다려오고
메시아를 위한 길을 준비한다고 공언하는 사람들 때문에 예수로부터 돌아섰다.


예삿일이 아니다.

제사장과 관원들은 공공연하게 메시아의 조력자라고 확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훼방꾼이었던 것이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지 않은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예수님을 바라보는 강도에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예수께서 심문 받는 내내 예수님의 언저리에 있었다. 거기서 그 무고한 분이 겪는 고초를 지켜보았으며 십자가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목격하였다.

그는 빌라도가 예수님께 대하여 아무 죄도 찾지 못하였다고 선언하는 것을 들었고 예수께서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용서해 주시는 것을 보았다. 군중들의 비방하는 말도 들었고 또 옹호하는 말도 들었다.


성령께서 비춰주시는 빛으로 그는 주위에서 들리는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에 기울인다. 그리고 구원에 대한 확신으로 죽음의 절망으로부터 올라온다.

과거 그가 경험했던 예수에 대한 기억이 그를 다시 예수께로 붙들어 매었다. 병자를 고치셨던 것과 죄를 용서하신 그분에 대해 그간에 들었던 모든 이야기가 회상되었다.

희망 없이 죽어가던 그였지만 “주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 나를 생각하옵소서”라고 말하며 새로운 희망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DA, 750).

그의 요청은 죄인들을 위하여 죽어가던 그분께도 마지막 위로와 희망의 빛이었다.

그는 모두가 구주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예수님을 인정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부르는 그의 요청은 즉시로 응답되었다. 죽어가던 그는 그를 떨게 할 미래를 확신했다.


여기서 우리는 한편 강도의 구원이 온전히 예수님에 의해서였음에 주목해야 한다.

사람들은 그를 예수로부터 떠나가게 했지만 다시 예수께로 돌아와 구원에 이르게 하신 분은 바로 예수님이셨다.

제사장과 관원들의 훼방에도 불구하고 구원은 그렇게 그에게 이르러왔다.

때때로 우리는 예수님의 사업을 방해하는 역할에 서기도 한다. 알면 그럴 리가 없지.


한줄기 희망을 붙잡는 예수님 곁,
강도와 같은 사람들을 돌아서게 하면서도 우리는 모른다.


제사장과 관원들처럼 귀하고 높은 자리에서는 더욱 예수님을 바라봄이 필요하다. 그 자리는 많은 사람을 예수께로 이끌 수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반대일 수도 있음에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때때로 우리는 우리가 하나님의 사업을 한다고 은근 으쓱한다. 자신의 수고와 노력으로 번 돈을 듬뿍 드렸을 때나 좋은 아이디어나 재주로 선교의 최고봉에서 사업을 성공시켰을 때이다.

이럴 때 우리에게 교훈이 되는 이야기가 있다. 종교개혁자 말틴 루터는 예수님을 태우고 가는 나귀에 자신을 비유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경배와 찬사가 쏟아질 때
자신은 그저 나귀이므로 그 찬사를 가로채지 말고 등 위의 예수께로 돌려야 한다고... 경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한 분은 나귀인 내가 아니라 내 등 위에 계신 분이시다.

우리는 나귀일 뿐이다.
경배와 찬사는 우리의 등 위에 계시는 예수님께 돌려드리자.


우리는 자주 자신에게 부끄러운 영광을 돌린다. 아주 작은 성과임에도 그일 내가 했다고 으스댄다.

그럴 때 기억해야 할 사실, 한편 강도의 구원은 오롯이 예수님이 이루신 것이었음을.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고전 15:10). 잊지 말아야 한다.



사진-kelly-sikkema-RlO3fLOS7PE-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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