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 강의 단상
준비한 행사, 세미나, 강의가 끝나고 난 후
가끔 혼자 남을때가 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웅성대던 소리와 마이크를 타고 울리던 나의 목소리와
사람들의 온기가 사라지고
조용히 꺼진 빔 프로젝터와 책상, 의자만이 남는다.
가득했던 강의장이 비워지고 혼자 남으면
왠지 남겨진듯하다.
정종현 시인의 시 '방문객'에서처럼
사람이 온다는건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다. 우연과 우연과 우연이 겹치고 겹쳐 만나게 된다.
강의가 끝나고 또 다른 어딘가에서 만나게 될지
평생동안 못보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강의로 만나는 잠깐의 인연이라도 전하는 메시지가 잘 남겨질 수 있게
긴 준비로 만나야 한다.
오늘도 날은 쌀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