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꿈꿨다. 내 글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며 베스트셀러가 되는 작가의 꿈을. 스테디셀러까지 된다면 정말 좋겠다는 큰 꿈까지.
그래서 직장 다니면서도 꾸준히 글 공모전에도 도전해서 좋은 결실을 맺었다. 브런치에도 한참을 푹 빠지며 글 썼던 때가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40살이 되기 전에 내가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을 품었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는 사실 작은 꿈은 아니지만 이대로만 간다면 그 희망을 품어도 될 정도의 큰 그릇이 되겠지 기대했다.
그렇게 글과 함께 삶을 여미어온 지 8년, 아무 변화도 없었다. 브런치 공모전에 도전했지만 매번 탈락했다. 전업주부가 됐으니 직장 다니지 않는 시간 동안 더 집중적으로 내 이야기를 쓸 시간이 많겠다 싶어 공모전도 많이 도전하며 욕심부렸다. 매번 떨어졌다. 소재를 잘못 선택한 것일까 자책했다. 자신감도 하락했다. 빈 화면에 커서만 깜빡깜빡. 글도 썼다 지웠다 반복했다. 나 뭐 하는 거니, 중얼거리며 자괴감만 잔뜩 품었다.
에세이는 문턱이 낮아 타인과 차별점을 두며 시선을 끌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 내 아이디어는 통할 거야, 굉장히 창의적이야!라고 생각했고 잘 될 거라는 믿음 한가득 품었지만, 그렇게 큰 기대를 품을수록 기대와 다른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을 느끼며 무기력해지는 일들이 반복되었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는 글을 사랑하는 누구나 꿈꾸는 일이다. 내 글로 사람들이 미소 짓고 감동받고 슬퍼하고 의미를 느끼고, 이런 모든 행위들에 우리 작가들은 오히려 많은 위로를 느낀다. 그러한 사람들이 더욱 많으면 좋겠다는 욕구를 갖고 있는 것이다. 글 쓰고 싶은 욕구 자체가 현실을 살아가며 느꼈던 많은 일들을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며 쓰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거니까. 부디 내 이야기들이 타인에게 가닿아 많은 위로가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부지런히 손가락을 움직이고 계속 사색하고 마음으로 헤아리는 일이니까. 하지만 아직 그런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망설였다. 이런 내가 글을 계속 써도 되는 걸까.
소재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에세이가 어렵게만 느껴지던 찰나에, 차라리 베스트셀러를 꿈꿨던 내 이야기를 이곳에 담아내면 어떨까 생각했다. 베스트셀러를 생각하며 선택했던 소재들, 그러나 통하지 않았던 내 이야기, 그리고 글에 대한 이야기를. 그것들을 이 책에 담아 나간다면 최소한 나와 같은 처지의 이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책으로 만들어지기조차 어려운 내 이야기들을, 여러 소재들을 떠올리며 썼음에도 타인의 눈길조차 이끌지 못했던 기록들을 이곳에 풀어 글에 대한 애증을 나와 같은 동병상련의 많은 예비작가들에게 말하며 함께 위로받고 싶다.
어떤 갈등을 일으키며 무슨 소재를 생각하고 어떤 글을 썼는지, 여러 글들을 한데 모아 그때마다 생각했던 내 성찰의 기록을 담아내고자 한다.
우리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빛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말처럼, 사람마다 그 생애가 모두 고유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리 따분하고 지루한 이야기일지라도 당사자에게만은 고유하고 가치 있는 귀한 이야기다. 특별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이 땅의 최상이고 이 세월의 최선인 존재니까. 치열하게 고민했고, 때로는 우울해했고, 많이 방황했던 기록들을 부끄럽지만 풀어놓겠다.
사실 삶 자체가 다 그런 것 아닌가. 부끄럽고 나약했고 힘들었던 과거의 일들이 자양분이 되어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주는 그런. 그래서 글은 쓰는 행위 자체가 특별하다. 모순적이게도 '글'의 자양분은 '고통'이 되니까. 그런 과정들을 가감 없이 이곳에 펼쳐놓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