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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이 Jan 28. 2020

[아빠편] 옹알이가 왜 이렇게 늦을까

"아빠"라고 하지 않는 아이

닮았나?

1월 14일은 준이가 태어난 날이었다. 아이가 첫돌을 맞고 나면 육아는 이전보다 편해진다(겉으로 보기에는 말이다). 분유는 우유로 대체하고 이유식은 후기 이유식에 들어간다. 웬만한 과일이나 음식도 섭취할 수 있다. 매일 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방 육아용품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고 귀찮은 일도 줄어드니, 많은 엄마와 아빠가 이 시기를 '돌 졸업'이라고 말한다.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에 몸은 조금 편해지는 것 같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건 알지만, 자녀 발달 속도가 느리면 자연스레 걱정이 앞선다. 특히 준이는 난청이 있으니까, 옹알이가 많지 않고 입이 빨리 트이지 않으면 더 신경 쓰인다.      


나는 돌이 지나면 어느 날 갑자기 마법이라도 부린 것처럼, 준이가 어떤 말이라도 다 할 줄 알았다. 아직 할 줄 아는 말이라고는 "엄마", "맘마" 밖에 없다. 안고 싶거나 보챌 때 내게 손을 뻗으며 하는 말도 아빠가 아니라 '엄마'다. 속이 상해도 어쩌겠나. 밝게 웃으며 안아 준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와 잘 놀아 주지 못해서 그런 걸까, 집에서까지 일을 하지 말걸…. 자녀 걱정은 언제나 여러 후회와 함께 자책과 반성으로 이어진다. 내가 집에 부재하는 시간만큼 아이에게는 무언가를 상실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뒤늦게라도 아이의 발달에 무어라도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내만 재촉할 뿐이다. '쪽쪽이는 왜 아직도 안 어?', '보청기 착용 시간이 왜 이렇게 적어?'라며 화만 돋운다. 비겁하다.

그런 표정은 왜 짓는 거니?

아빠와 남편의 공통점은 죄가 많다는 걸까. 자책하는 마음으로 읽은 책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얻는다. 아직 시간이 많다. 아이가 아빠를 부르지 않으면 나부터 "아빠"라고 알려 보자.      

"이 시기에는 문법을 이해하는 신경망이 활발해지는 것이 아니라 감각 자극을 통해 인지한 내용을 말로 표현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활성화됩니다. 많은 단어를 이해한다고 해서 훗날 문법적인 이해가 필요한 긴 문장도 원활하게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천적으로 언어 발달에 어려움을 보이는 장애아들도 이 시기에는 감각 자극을 말로 표현해 주면 무리 없이 알아듣습니다. 이 시기부터 아기에게 말로 말걸기를 시도하면서 문법적인 이해가 가능한지는 생후 24~32개월까지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0~5세 말걸기 육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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