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촬영이 있는 날,
삐덕이의 직업은 사진가다.
야무진 발걸음으로 현장을 누비며 셔터를 누른다. 극내향형인 삐덕이의 사진은 어딘가 관조적이다. 도심 속 인공물과 자연물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수많은 패턴과 쉴 새 없이 변하는 빛에 오롯이 집중하다 보면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잠깐의 촬영에도 수백 장은 기본.
‘힘 빼고 대충 하자‘라는 처음의 마음가짐은 늘 온데간데없다. 정신을 차려보면 늘 오늘도 최선을 다해버린 열정오리와 엄청난 양의 데이터만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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