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여기는 예금 선물 없어요?

선물 없어요.. 이자 드리잖아요..

 우리 직원들 사이에는 고객 판별에 대한 기준이 있다. 어떤 고객이냐고? 바로 진상과 비진상(?)이다. 하루 많게는 200명이 들어왔다 나가는 이곳에서는 감사하게도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노'와 '애'는 옆 창구로 가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불행은 방심한 틈에 찾아온다고 했다. 느낌상 진상일 것 같은 사람이 오면 애써 바쁜 척을 하며 눈을 피하지만, 잠깐의 방심으로 눈이 마주친다면 그 사람은 오늘 나의 담당일진이 된다.


 적당한 진상은 오히려 친밀감을 주어서 다음에 방문할 때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 친해진 분들도 꽤나 된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 정도의 적당한 진상이라 업무효율을 촉진시켜 준다. 하지만 정도가 심한 분이 오면 서비스 마인드로 가득 채운 내 마음도 와르르 무너질 때가 있다. 진상 고객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는 무엇일까? 똑같이 화도 내볼까, 다른 은행으로 가라고 속 시원하게 얘기해 볼까. 아무리 생각해도 결국은 웃으면서 좋게 돌려보내는 게 최고의 방법인 것 같다.


혹시 은행에 자주 방문하는가? 그렇다면 아래의 자가진단표를 작성해 보자.


자가진단표,

나는 은행에서 아래의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나 누군지 몰라?

선물 안 줘요? 옆에 은행은 주던데!

신분증 꼭 있어야 해요?

고객을 위해서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외않되?

그냥 좀 해주면 안 돼?

2가지 이상 한 적이 있나요? 축하합니다! 당신은 진상입니다!


이전 03화 매일 오시던 치매 할아버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