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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으니 Sep 10. 2020

잠들기 전 꼭 하는 이것!

아침저녁으로 아이와 이야기할 시간이 많지 않다. 일찍 퇴근해도 이래저래 할 일이 많다 보니 이야기는 많이 못한다. 유일하게 아이와 정서적 교감을 하는 시간은 자는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초4인 딸은 아직 잠자리 독립을 못했다. 




패밀리 침대의 가운데 내가 눕고 왼쪽에 5살 둘째, 오른쪽에 11살 첫째가 눕는다.

잠들기 전 우리 셋은 꼭 하는 일이 있다. 바로 한 줄 소감이다. 물론, 아빠와 뽀뽀도 한다.


첫째 아이와 시작했는데 어느새 둘째도 동참했다. 누가 먼저 이야기할지는 그날그날 다르다. 

한 줄 소감에는 각자 특징이 있다. 

나는 주로 그날 회사에서 있었던 특별한 일이나 그날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첫째 아이도 요즘 집에만 있지만 그나마 특별했던 일, 그날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둘째는 그날의 일을 모두 이야기한다. 


"동생은 뭐했어요?" 

"TV 봤고요, 밥 먹었고요, 언니랑 놀았고요, 쉬 했고요, 응가했고요..." 

"뭐가 제일 좋았어요?" 

"언니랑 놀아서 좋았어요." 

"이제 누구 차례 할까?"

"엄마 차례!" 


"엄마는 오늘 일을 열심히 했다."

"오, 엄마 솔직히 얼마나 일 열심히 했어요?"

"오늘 99.9% 열심히 일했어. 점심시간에만 책 보고 잠깐 쉴 때만 책 읽었어." 

"언니는 오늘 어땠어요?" 


"저는 오늘 오빠가 와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왜 좋았어요?"

"오빠랑 재밌게 놀았고, 게임하는 것도 구경했어요." 

"오빠 오면 좋아?" 

"응 너무 좋아요." 


"이제 자자."

"아~ 엄마, 그런데 어쩌고저쩌고~~"




첫째는 늘 나에게 할 이야기가 많고 말이 정말 많다. 이 시간만 기다렸다는 듯 최대한 말을 많이 한다. 

나는 "빨리 자자" "이제 쉿." "굿나잇" 을 열 번쯤 외친다. 그 사이 둘째는 이미 잠들어 있다. 

첫째에게 물어봤다. 왜 한 줄 소감에 한줄만 이야기 안하는지. 

최대한 늦게 자고 싶어서 그렇단다. 아이에게는 이 시간이 유일한 엄마와 대화 시간이라 그렇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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