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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은희 Apr 05. 2023

제주 갱이 몽돌이

3.  검은 강아지

 아무리 짖어도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자, 몽돌이는 구석 자리로 가서 몸뚱이를 틀고 앉았다. 차가운 바닥의 온도가 그대로 느껴졌지만, 몽돌이는 자꾸 눈이 감기었다. 그래도 비를 피하고 차를 피할 수 있는 창고에서 뭔가 얻어먹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렸다. 그래서 아무리 눈을 떠보려고 해도, 그것이 안 되는 것이었다......

 

"허어, 고놈 어미를 안 닮고, 검은색으로 나왔구먼~"

 할아버지의 그 말을 듣자, 어미개는 검은 강아지를 쳐다보았다.

흠, 검은색 새끼라니...... 흰색 어미개는 검은 강아지가 잠시 거슬렸지만, 그래도 자기 새끼라는 생각에 입으로 검은 강아지를 끌어와 젖을 내주었다. 자신이 낳은 일곱 마리의 강아지 중에서 검은색 강아지는 단 한 마리뿐, 나머지는 다 흰색 강아지였다. 꼬물거리며 어미젖을 찾고 있는 일곱 마리의 강아지들의 발바닥의 분홍빛이었다. 일곱 마리의 강아지들은 아직 눈도 못 떴지만, 어미의 냄새에 이끌려 젖을 빨기 시작했다.

 "요놈 볼세, 아주 젖을 잘 빠는구먼. 허허허"

할아버지는 검은 개가 마음에 드는지 소리 내어 웃었다.

 어미개는 첫 출산이어서 모든 것이 어설펐지만, 정성껏 일곱 마리의 새끼들을 보살폈다. 젖을 먹이고, 몸을 핥아주고, 더러운 것을 닦아주었다. 일곱 마리의 강아지들은 어미젖을 먹다가 잠을 잤고, 다시 일어나 젖을 먹고, 또 잠을 잤다. 그리고 열흘 정도 지나자 하나둘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곱 마리의 강아지들은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랐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새끼 등살에 점점 여위어 가는 어미개에게 닭을 삶아 먹인다며 우리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러자 여섯 마리의 강아지들은 자신들과 다른 색을 한 검은 강아지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야, 우리가 먹을 젖도 부족하거든...... 그리고 넌 우리랑 색도 다르잖아?"

  어떤 흰 강아지가 말했다. 그러자 다른 흰 강아지가 말했다.

 "맞아. 넌 우리 엄마랑 색깔도 다르잖아."

"그래, 우리는 엄마랑 같은 색인데 너만 다르잖아."

 일곱 마리의 강아지들은 돌아가며 한 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검은색 강아지는 앞발을 휘저으며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아냐, 아냐. 난 색만 다를 뿐 너희랑 같은 형제라고. 우리는 모두 같은 엄마 뱃속에서 나왔다고~"

그러나 흰 강아지들은 더 큰소리로 말했다.

 "흥, 웃기시네.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어?"

가장 몸집이 큰 흰 강아지가 이빨을 드러내며 말했다.

"야, 앞으로 우리 엄마 젖을 먹으면 가만 안 둘 거야. 알았어?"

그날부터 검은 강아지는 어미개의 젖을 먹을 수가 없었다. 어미개는 검은 강아지의 속도 모르고 자신의 젖을 안 빠는 새끼를 불편해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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