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면 커질수록 여섯 마리의 흰 강아지들의 구박도 세져만 갔다. 여섯 마리의 흰 강아지들은 검은 강아지를 둘러싸고 으르렁대고 입질을 하고, 심지어 세게 물기도 하였다. 여섯 마리 등쌀에 엄마 젖도 제대로 먹지 못했던 검은 강아지는 점점 말라갔고, 못 생겨졌다.
"아휴, 쟤는 왜 이렇게 못난이 같지?"
날아가며 까치가 호들갑을 떨었다.
"시커멓고 볼품없네요."
옆집에 서는 오리가 말했다.
"나도 새끼를 키우지만, 저렇게 못 생긴 새끼는 처음 보네?"
알을 낳고 나오던 암탉이 '꼬끼오'했다.
이런저런 얘기에 속이 상한 어미개는 검은 강아지에게 젖을 물리려 했지만, 검은 강아지는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랬다가는 어미개가 없을 때 여섯 마리의 흰 강아지들에게 크게 혼이 날 것 알기 때문이다.
주인 할아버지는 자꾸 말라가는 검은 강아지가 안쓰러워서 우유라도 먹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주인 할아버지는 검은 강아지를 자전거에 태우고 가게로 갔다. 가게로 가는 길은 새싹이 올라오고 있었고 꽃은 봉오리가 맺혀 있었다. 저 멀리 아지랑이가 피어올랐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검은 강아지는 처음 보는 세상 구경에 흠뻑 빠져서 코를 벌름거렸다. 수 만 개의 향이 한 번에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기분 좋은 숨 막힘이 계속되었다. 검은 강아지는 눈까지 감고 이 봄기운에 흠뻑 빠져들고 있었다.
그때였다. 할아버지의 자전거가 흔들거리는 것 같더니, 끼익 소리를 내며 멈추는 것 같았고...... 쿵 소리를 내며 무언가에 부딪혔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 검은 강아지는 하늘로 솟아오르는 듯이 부웅 날아올랐다. 저 멀리 보이던 구름 사이로 검은 강아지가 보였고 꽃망울을 몇 개 터뜨리던 매화 가지 사이로 검은 강아지가 보였고 천천히 흐르던 맑은 시냇물에 검은 강아지가 비추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풀밭 위로 검은 강아지가 퉁퉁 튀기듯이 떨어졌다. 그 모든 일은 한 번에 일어났고, 곧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