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기분이 오락가락할 때도 이것저것 배우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을 때도 내 마음 가장 낮은 곳에 올려져 있던 댓돌이 있었어요.
십 대부 터일 거예요. 시가 뭔지도 모르던 나는 감수성은 있었던 것 같아요. 왜냐고요? 초등학교 이 학년 때인가요.
점심시간에 종소리가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였어요.
아실 거예요. 미리미리시레도라~~ 로 음계를 시작하죠.
그걸 듣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진 거예요. 갑자기 슬픔이 몰려오더군요.
교실에 막 들어오신 담임 선생님은 제가 우는 걸 보신 거예요. 전후사정을 알아보지도 않으시고 제 짝을 불러내셨어요.
"너는 왜 여자를 울리고 그러냐? 여자를 울리는 남자는 강한 남자가 될 수 없어! 오 분간 손들고 반성하고 있어."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지요. 그. 런. 데. 더 황당한 건 제 짝이었던 km이에요. 아니라고, 후가 혼자서 운 거라고 말하면 될 텐데...
순순히 손을 들더군요. 전 울다 말고 놀라서 딸꾹질만 했어요. 저도 아니라고 말을 못 했어요. 너무 미안했어요.
오랜 시간이 흐르고 흘러 반창회를 참석했어요. 그날 km이 제 옆으로 앉아서 맥주를 따라 주더군요. 오랜 숙제를 끝낼 절호의 순간이 왔음을 머리에서 경종을 울려주네요.
"있잖아, 그때 왜 선생님께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어? 난 너무 그때가 바보 같아서 가끔씩 내 머리를 쥐어박곤 했어."
나는 그때가 너무 잊히지 않고 늘 미안한 감정이 떠오르곤 했는데, 아~, 맞는구나. 때린 놈은 다리 뻗고 못 자도 맞은 놈은 다리 뻗고 잘도 자는구나. 소사 소사 맙소사! 기억이 안 난답니다. 그날의 장면은 지금도 제 댓돌이 아닌 풍경화로 남게 되었어요. 빛은 좀 바랐지만 여전히 남아 있어요.
올해 처음으로 저희 지역인 도시인축제가 열려요. 미리 지역 시인들 대상으로 시 공모전이 열렸어요. 지역 명소가 주제였어요. 문구에 수상자는 시상식에 필히 참석할 것을 명시했더군요. 화요문학회 시인들은 거진 참여하는 분위기였어요. 저에게도 참여를 독려하더군요. 시를 잘 짓지 못하지만 저는 특히나 지역명소에 약해요. 하하. 쥐어짜서 세 편을 응모했지요.
시상식날에 수필 세미나가 1박 2일로 예정돼 있어요. 회비를 입금합니다. 문인 선배님들과 한 차로 이동하기로 했어요. 제가 사는 지역에선 차로 거의 세 시간 반 정도 걸리는 원거리입니다.
그런데 전화가 왔어요. 그리고 초대장이 왔어요. 수상했다는 소식입니다. 소정의 상금과 작품집을 수여하고 시화전도 한다고 하네요. 혹시나 했지만 내려놓고 수필 세미나를 간다고 했는데요. 이럴 땐 제 몸을 세포분열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홍길동처럼 많이는 아니고 단 하나만요.
돌아가지 않는 두뇌 눈금을 돌려 KTX표와 무궁화호 표를 예매했어요. 첫날 일정은 좀 건너뛰겠지만 세미나는 참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기는 하나를 포기하지 그러냐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