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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은희 Sep 01. 2023

산티아고일기(2023/01/25) : 순례 25일차

날이 좋아 행복한 순례길(포르토마린 to 팔라스데레이 25km)

1. 날이 좋아 행복했던 오늘의 순례길


안개 자욱한 강변 마을을 벗어나, 서쪽으로 난 고개를 하나 넘고 나니 다시 고원이 펼쳐진다. 낮기온은 6도 내외. 그늘에는 여전히 녹지 않은 눈얼음과 성에가 남아있다. 하지만 고원에 내리쬐는 강한 햇살 받으며 몇 개의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바람막이 마저 벗어버려도 될 만큼 체감온도는 높다. 


오늘도 날이 좋았다.


인상적인 풍경을 몇 가지 꼽자면,


- 소도 개도 냥이도 즐기는 햇살 아래 시에스타,

-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는 조림지의 바람소리,

- 마을 입구에서 순례객을 환영하는 듯한 나무 터널, 

- 전형성을 공유하지만 집집마다 크기와 재료는 제각각인 갈리시아식 옥수수 창고,

- 그리고 하늘하늘하늘!!


산티아고대성당까지 남은 거리는 이제 68km 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3일에 걸쳐 남은 여정을 즐겨보려함. 



아쉽게도, 길게 쓰고있던 오늘의 일기를 날려먹었네요.

<산티아고 순례는 어쩌면 쉬운 길>이란 소제목 달아놓고 이 고된 여행이 왜 쉬운 여행인지에 대해 한참 쓰던  중이었는데. 오늘의 생각의 실타래는 다시 정리해서 포스팅 하기로. 


혹한을 견디고 있는 고국의 동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의 순례일기는 다시 거의 봄날 풍경사진만.


저는 이제 잠자리에 듭니다~


짧게 머물러 아쉬운 포르트마린. 양평 어디쯤에 있을 법한 예술가마을처럼 마을 조경, 조형물 하나하나가 예술적임.
안개 낀 강변마을
풀 다 뜯은 소들도 주저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음.
옥수수 창고 사진 중 베스트
사람을 겁내하지 않는, 쫑쫑거리는 작은 새
조림지, 방목지, 수확이 끝난 옥수수 밭, 전벌(clear cutting)된 목재 플랜테이션 등
마을 입구 가로수 터널에 환영받는 기분
오늘의 공립숙소. 코로나 이후 리모델링이 싹 되어 쾌적하다. 베드 하나에 8유로.


Kim Myung-hwan 순례길에 만나는 개는 그냥 개무룩이 아니라 득도한 표정이네... ㅋ

정진관 완주하시길 응원합니다 ^^

Hiroshi Todoroki 내일은 Melide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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