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습관 3가지로 도파민 역이용하기
'이번 스위치온 다이어트는 진짜 다를 거예요'
'일주일만 빡세게 하면 요요 없이 잘 유지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 먹는 건 최후의 만찬이니까, 이번 주까지만 먹고 진짜 다이어트할 거거든요'
'피티랑 헬스장도 200만 원 치 끊어놨어요. 이제 돌이킬 수 없어요'
몇 번을, 다이어트에 실패하고도 또 기적의 다이어트 법을 찾고 계시나요?
새해를 맞아 스위치 온 다이어트, 키토제닉 간식 등 새로운 다이어트 법을 시도하고 계신가요?
저도 언제나 그랬습니다.
저는 일명 소식법을 실천하고 있는데요.
사실 소식좌를 따라 하기 시작한 것조차 그들의 태생적인 마음, 체질을 조금이라도 담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리고 소식법을 실천한 지 3개월이 지나고 나서부터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먹는 게 귀찮아졌다는 거예요.
예전에 다이어트할 때마다 설탕, 탄수화물은 제게 철저하게 금지된 음식이었습니다.
하루는 친구들과 카페에 갔어요.
디저트를 시켜놓고 아무도 손을 대지 않는데 저만 그 빵이 눈에 밟혀서 대화에 전혀 집중할 수가 없었죠.
디저트 앞에서도 담담한 친구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그들이 말랐던, 마르지 않았던 말입니다.
빵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저만 정상이 아닌 것 같았죠.
또 한 번은 다이어터 유튜버들이 케이크를 코앞에 두고 수다를 떠는 영상을 봤습니다.
케이크를 눈앞에 두고 어떻게 안 먹을 수 있냐는 댓글에 '좋아요'가 엄청나게 달렸더라고요.
그걸 보고 다이어터들은 저와 대부분 비슷한 생각과 상태에 놓여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도 밥보다 빵을 선호하는 디저트 중독자에요.
카페에 가서도 거의 매일 디저트와 빵을 함께 주문합니다.
그런데 이젠 허겁지겁 디저트를 먹어 치우지 않습니다.
그냥 먹고 싶을 때 먹고 수저를 놓게 되더라고요.
심지어 남기고 올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요즘 아무 때나 배가 고프면 당장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들로 끼니를 해결하곤 합니다.
할 일도 많고 재밌는 것도 많은데, 한 시간씩이나 앉아서 밥 먹고 있는 게 솔직히 좀 귀찮거든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음식을 고를 때 더 이상 칼로리를 생각하지 않게 된 거예요.
그런데 탄단지 비율은 또 생각합니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금방 배가 고파져서 또 먹으러 부엌까지 내려오는 게 귀찮거든요.
그리고 배가 고플 땐 진짜 당장 당기는, 먹고 싶은 것만 먹습니다.
그래야 몇 입 먹고도 만족스러워서 얼른 자리를 뜰 수가 있더라고요.
허기가 최고의 조미료이듯이 배가 고파야 또 100번씩 씹어도 맛있게 들어가거든요.
결국 먹고 싶은 것을 언제든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으니까,
식사를 훨씬 만족스럽게 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수저를 놓을 줄 알게 된 거죠.
음식만 보면 눈이 뒤집혀서 먹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은 져서
배 터질 때까지 폭식하고, 뭐 그러다 화장실에 달려가기도 하고, 죄책감에 잠 못 들던 날들과 비교하면
제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해요.
가장 긍정적인 점은 자연스레 배가 부르다는 걸 느낄 수 있게 된 겁니다.
딱히 스스로 절제하는 게 아니라, 몸에서 만족하는 신호가 저절로 올라오고 더 이상 뭘 먹고 싶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꼭꼭 씹는다는 게 이런 효과를 가져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렇게 소식법을 실천할 때 저는 꼭 지키는 세 가지가 있어요.
그렇다고 체중이 드라마틱하게 감량되고 하진 않았습니다.
아직 저와 음식의 관계가 완전히 건강하진 않기 때문입니다.
금주하고 나서도 술 생각이 안 나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는데, 그보다 더 오래 심각한 관계를 유지했던 중독적인 음식들과 평범한 관계로 돌아가는 게 쉽지 않은 건 당연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하거나 지루할 때면 자극적인 음식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1년 이상을 지속한다면 음식과의 관계가
더 이상 실패와 패배감으로 가득 찬 관계가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최근 3개월 동안 제 뇌는 '먹는 건 생각보다 대단한 게 아니야'라고 다시 학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천천히 씹어 먹을 때 우리의 몸은 포만감 호르몬을 더 많이 분비한다고 해요.
그리고 천천히 먹으나 빨리 먹으나 식후 포만감에서 차이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이 식습관이 완전히 자리를 잡아서 하지 않으면 어색해지는 단계까지 가면 정말 소식자처럼 살기 위해 먹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이제까지 저는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폭식을 하는 이유는 식품 산업에서 만들어낸 달고 맛있는 자극적인 음식들 때문이라고요.
물론 100% 틀린 말은 아닙니다.
첫입 먹는 순간에 도파민은 분명히 더 자극적인 음식들을 당기게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인간의 몸이 자극을 추구하는 걸 이용하면 쉽게 변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자극적인 음식들도 오래오래 음미하며 씹어 먹다 보면 정말 지루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마인드풀 이팅'을 시도할 때마다 제 뇌가 미각에 집중하기보단
어떻게든 집중할 재밌는 딴짓거리,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선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우리 뇌의 보상 회로는 새로운 자극을 끊임없이 찾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도파민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아닌 그 음식을 기대할 때 가장 많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첫입은 엄청 맛있지만 계속 먹다 보면 점점 덜 맛있어지는 겁니다.
여러분도 자극적인 음식들을 100번 혹은 1분이 넘도록 씹고 있어 보세요.
생각보다 음식이 맛이 없고, 먹는 행위가 지루하다는 걸 금방 깨닫게 될 거예요.
최근에 제가 평소보다 과식할 때는 거의 100% 남편과 같이 밥을 먹을 때입니다.
남편과 이야기하며 밥을 먹다 보면 미각에 집중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화하면서 먹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더라고요.
그러니까 첫입에 도파민이 터지고, 씹는 도중에는 미각이 아닌 대화에서 오는 도파민이 터지고.
이렇게 식사 시간 내내 도파민 분비를 계속 촉진할 수 있는 거죠.
두 가지 자극이 번갈아 들어오면서 우리 뇌는 계속해서 보상을 받게 되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사 시간도 길어지고, 먹는 양도 늘어나게 되는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족들과 식사하는 소중한 시간조차 금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저희는 매끼를 함께 먹기보다는 본인이 배고플 때 알아서 끼니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언제나 먹고 싶을 때 강박 없이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우연히 타이밍이 맞으면 남편과 수다를 떨며 함께 식사하기도 합니다.
먹고 싶은 거, 참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소식법을 실천하면서 빵이며 과자며 먹고 싶은 걸 다 즐기면서 먹었습니다.
대신 이전처럼 음식을 보고 흥분해서 달려들지 않고
배부르면 그만 먹을 수 있도록 꼭꼭 씹어 먹으면서 도파민을 역이용하는 거죠.
빠르게 살을 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우리 평생 음식을 참으면서 다이어트 하고 싶진 않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