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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증 극복 과정 (탈다이어트하고 소식좌 되는 법)

하루 루틴으로 알아보는 폭식 트리거와 과학적 해결 방법

by 기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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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콘텐츠에 폭식과 관련된 영상들이 많더라고요.

폭식이 일어나는 건 단순히 의지박약이 아닙니다.

과학적으로 보면, 우리 뇌의 보상회로와 관련이 깊죠.


그래서 오늘은 15년 동안의 지긋지긋한 폭식증을 극복한 걸 넘어서서 먹는 게 심지어 귀찮아지는 제 루틴을 통해 폭식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트리거 요인최신 뇌 과학이 바탕이 된 해결 방법까지 함께 보여 드리려고 해요.


폭식 트리거 첫번째

: 간헐적 단식


저는 항상 밤늦게까지 일하고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12시쯤 아점을 먹습니다.

지독한 빵순이라 점심 메뉴는 매일 거의 비슷합니다.

빵과 치즈, 1일 1화장실을 위한 코코넛 밀크 요거트가 있고,

그 외에는 그냥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아무거나 조합해서 먹습니다.


저의 가장 큰 폭식 트리거는 단식 시간을 엄격히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공복 시간이 길면 길수록 단기적으로 체중이 잘 감량됐습니다.

그래서 1일 1식을 한 달이 넘도록 실천한 적도 있었죠.
한 달이 넘도록 하면 습관이 될 줄 알았지만, 전혀 아니었습니다.

인위적인 단식은 음식에 대한 갈망을 부추기고, 결국 1일 1폭식으로 이어졌죠.

실제로 최신 연구에 따르면 16시간 이상 단식 시 폭식 위험이 68% 증가한다고 합니다.


‘직관적 식사’라는 책을 보면 우리 몸이 가진 놀라운 능력에 관해 설명하는데요.
10대 미만 아이들을 장기 관찰한 결과,

식사 시간이나 양이 불규칙해도 결과적으로는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했다고 합니다.

우리 몸이 본능적으로 영양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는 거죠.

그래서 저도 진짜 몸이 원하는 걸 먹고 그때 당기는 걸 그냥 배고플 때마다 먹습니다.


폭식 트리거 두번째

: 길티 푸드


제 폭식의 트리거 요인 두 번째는 길티 푸드 있습니다.


예전에는 엽떡, 피자, 과자, 치킨 같은 금지된 음식을 먹으면

죄책감에 잠 못 들고 결국 "오늘만 먹자"며 목구멍 끝에 차오를 때까지 먹었습니다.


이제는 뭐든 오래 씹어 먹다 보면

뭐랄까… 다 비슷하달까요.

점점 음식에 대한 욕망과 집착이 사라져서 그냥 대충 냉장고에 있는 음식으로 때우게 됩니다.


저는 이렇게 항상 타이머를 재면서 먹는데요.
원래는 내장된 기본 스톱워치를 쓰다가 이게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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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무래도 개발자다 보니까, 소식법에 최적화된 앱을 만들어서 쓰고 있었습니다.

저는 적어도 총 20분, 한 입당 1분 30초 목표 식사 시간을 설정하고 식사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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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20분은 지나야 배부름을 느끼는 호르몬이 나오는 걸 아시나요?

심지어 일론 머스크도 섭취한다는 위고비의 주 성분

GLP-1 호르몬도 식후 30분이 지나야 최고 농도에 이른다고 합니다.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30초 이상 씹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평균 섭취량이 12% 낮았다고 합니다.

결국 천천히 먹는 식습관이 더 가볍고 쉽게 배부른 몸을 만드는 장기적인 선순환을 불러일으키는 거죠.

이렇게 4개월 가까이 천천히 먹는 습관을 만들다 보니 속도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렇게 메트로놈 소리가 일정 시간마다 나오게 만들어서 그 소리에 맞춰 씹으려고 노력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제 뇌에 "이제 식사가 끝났어"라고 알려주기 위해 저는 간단히 두 가지 루틴을 하는데요.


1. 애사비 탄 물 한 잔 마시기

2. 식사 후 10분 내 바로 양치하기


개인적으로는 양치하는 습관이 효과가 엄청 좋았는데요,

식사때마다 100번씩이나 씹고, 매번 양치하는 그 과정 자체가 귀찮더라고요.


이렇게 간단히 아점을 먹고 일을 합니다.

최근 일에 몰입하는 강도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하루 종일 음식 생각, 다이어트 생각 거기다 배고픔을 견디느라 일에 몰입하기가 엄청 힘들었어요.지금은 일하는 시간이 무척 즐거워요.


폭식 트리거 세번째

: 달달 음료


일이 재밌다 보니까 밤낮 없이 일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폐인처럼 일만 하다 보니 운동까지 빼먹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그냥 운동을 바로 갈 수 있도록 크로스핏장 근처 카페에 거의 매일 출석을 합니다.

디저트 중독자라 카페만 오면 꼭 빵을 시킬지 고민했는데 요즘에는 바닐라 라떼 정도로 때우기도 합니다.


여기서 저의 폭식 세 번째 트리거는 달달한 음료와 길티 푸드의 조합이었습니다.


이전에는 디저트를 먹는다면 무조건 아메리카노나 달지 않은 차를 마셨습니다.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달달한 음료는 최악 중의 최악의 습관이라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음식을 씹는 것보다 일하는 게 재밌기 때문에 허기를 채울 정도의 달달한 라떼 한 잔으로 만족합니다.

제 최애 음료였던 버블티조차 씹기 귀찮아서 안 먹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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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음식과 다이어트 강박에서 벗어나니까

일에 더 몰입하게 되고, 몰입을 통해 점점 발전하는 내가 체감되고, 그 성취감 덕분에 더욱 일에 몰입되고…

이런 선순환이 생기더라고요.

저도 고작 천천히 오래 씹는 습관이 이런 생산성까지 가져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폭식 트리거 네번째

: 운동 강박


다이어트를 할 때마다 운동은 꼭 공복이 아니면 저녁 이후에나 갔습니다.

그래야 감량이 잘 됐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공복 시간에 저를 몰아붙인 결과는 언제나 부족한 열량을 채우려는 몸의 승리였습니다.


폭식의 트리거 요인 네 번째는 다이어트만을 위한 운동이었던 것이죠.


이제는 30대로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크로스핏장에 매일 갑니다.

저처럼 건강 때문에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지만 다이어트나 외모 강박에서 정말 벗어나고 싶다면,

크로스핏 정말 추천드립니다.

저도 헬스, 요가, 필라테스 다 다녀봤지만,

결국엔 운동하는 게 너무 싫어서 결국 업체에 돈만 갖다 바쳤습니다.

그런데 크로스핏은 1년이 넘도록 꾸준히 하고 있어요.

운동에 취미가 없던 친구들도 제 추천으로 크로스핏을 시작하더니

몇몇 친구는 크로스핏에 미쳐 버렸더라면 점에서 보면, 크로스핏은 조금 이상합니다.


크로스핏장에는 이상하게 중급자 비율이 많이 없어요.

한 번 맛 들이면 끝을 보게 만들죠.

크로스핏을 하다 보면 정말로 운동을 잘 수행하는 게 중요해집니다.

외적인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몸에 쉐입을 만드는 게 아니라 운동을 잘하기 위한 몸을 만듭니다.

원시 부족들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부족 활동 같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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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핏 고수들을 보면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지만

하다 보면 저도 그렇게 하고 있더라고요.

살이 찌더라도 무게를 더 잘 칠 수 있어서 좋고, 근돼인 분들을 보면 외적 평가보다는 “와 대박, 무게 잘 치겠다”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폭식 트리거 다섯번째

: 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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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일보 직전까지 운동하고 나와서 저녁은 남편과 함께 떡볶이와 비빔국수를 먹기로 했습니다.

제가 천천히 먹다 보니 남편과 함께 저녁을 먹다 보면 남편의 1/4 정도밖에 못 먹어요.


이렇게 저녁 식사를 끝내면 꼭 반신욕을 하면서 휴식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예전에는 반신욕이 야식을 참기 위한 수단이었는데

이제는 저의 우울함이나 폭식을 방지하는 중요한 루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마이크로 리추얼, 일상의 작은 루틴들이

우리를 우울함과 폭식 같은 마음의 병에 깊게 빠지지 않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하죠.

연구에 따르면, 이런 작은 일상의 루틴이 우울증 위험을 32% 줄인다고 합니다.


결국 배가 차지 않아서 늦은 저녁에 간단하게 마카다미아 초콜릿과 치즈를 챙겨 먹었습니다.


여기서 저의 마지막 폭식의 트리거 원인은 야식입니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뭔가 더 먹는다는 건, 불금이나 주말이 아니면 철저하게 금지된 일이었어요.

밤에 제게 허락된 시간은 다음 날 단식을 전제로 한 폭식 아니면 금식, 둘 중 하나였죠.

하지만 이제는 좀 배가 출출할 때조차도 씹는 게 귀찮아서 그냥 마시는 걸로 때우기도 합니다.


밤늦도록 일을 하다 밤 11시쯤 출출해 아몬드 브리즈를 하나 까먹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야식이 당길 때 아몬드 브리즈 같은 애매한 음료를 먹을 바에야,

아예 피자나 치킨 같은 헤비한 길티 푸드를 먹고 다음날 늦게까지 단식하는 걸 선택했을 겁니다.

지금은 깊은 잠을 자고, 생산성 있는 내일을 보내는 것이 더 우선 순위가 되다 보니까

공복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걸 선택하게 됩니다.

사실 잘 자고 휴식을 충분히 취하는 게 체중 감량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도 이미 연구 결과로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저의 하루 식습관 루틴을 따라오신 분들은 이미 눈치채셨을텐데요

이런 선순환 루틴을 만드는 데 가장 큰 핵심은 소식좌를 따라 해보며 형성한 소식 습관이라는 겁니다.

어떻게 소식 습관을 형성하는지 궁금하다면?

아래의 브런치 글을 읽어보세요!

https://brunch.co.kr/@eunhyang902/12


오늘 이 글을 통해서 여러분도 본인의 평소 하루를 한 번 돌아보고

나만의 폭식 트리거가 무엇인지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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