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궁금하다

프롤로그

by 엄마참새


취미가 많다.

손으로 꼬물거려 본 바느질, 뜨개, 코바늘이 있고 공방에서 몇 개월 배운 퀼트 그리고 원데이 클래스에 갔다가 재료를 구입해서 만들어본 라탄, 베이킹도 혼자 해봤고 기타 학원도 다녔다. 드로잉이나 수채화처럼 그림에도 관심이 있고 캘리그래피나 전각 뭐든 기회가 된다면 해볼 만한 것들이다. 나는 손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그런데 지구력이 약해서 조금 하다가 마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맞는 말이다.

지인 중에 원데이 클래스를 자주 찾아다니는 이가 있다. 그는 미술을 배웠고 그가 하는 것들도 그 언저리에 있는 것들이다. 공방도 직장도 없이 이리저리 다니는 듯한 그 모습을 보면서 자기 일이 있어야 할 텐데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문득 그는 아직 그가 잘하고 좋아하는 걸 찾지 못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를 보니 이렇게 사방팔방 열려있는 나도 찾고 있는 거였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잘하는지.. 그래서 이것저것 해보고 있었다. 취미로 남겨진 것들을 보며 나를 찾아가는 흔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내가 궁금하다. 나는 나에게 향해 있다.


여기 발을 딛고 있으면서 계속 먼 곳을 본다.

한없이 이상을 향해 꿈꾸고 현실을 안타까워하다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한다. 다르게 살고 싶다. 그 다름은 유별스러움이 아니라 행복과 맞닿아있다. 나는 행복하고 싶다. 내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남들이 다 한다고 자연스러운 거라고 하는 것에 물음표를 던진다. 반기까지 들 정도로 용기 있지는 못하고 거창하게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다 그렇게 한다고 나도 그래야 하나?라는 물음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정도이다. 결혼식을 준비할 때, 스드메를 알아보다가 이건 좀 아닌 것 같아라며 스몰 웨딩을 해야지 마음먹었다. 그러나 재정과 부모님의 장벽 앞에서 셀프 웨딩으로 우리만의 어설픈 결혼식을 맞이하였다. 소심해서 주변을 다 바꾸지는 못하고 경계 어디쯤에서 어설프게 살고 있다.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를 알고 싶다는 것과 글쓰기는 이어져있다. 글을 쓰며 엄마를 향한 응어리진 마음이 풀리기도 하고 내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런데 글이 그냥 써질리는 없다. 일상은 나를 가만히 생각하도록, 생각한 것을 쓰도록 놔두지 않으니까 나는 계기를 만들어 읽고 써야 한다. 그럴 때야 나는 비로소 나로 살아갈 수 있다. 아름다움의 아름이 '나'라고 한다. 내가 나인 순간 아름다움을 위해 나는 쓴다.

아직 가지 않은 길이 많다. 가야 할 길이 저만치 놓여있다. 답은 모른다. 그저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물음을 멀리 두고 뭐라도 해야겠는 데를 자주 꺼내며 살아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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