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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껑열린 별똥별 Nov 21. 2021

비건과 논 비건과의 데이트는 비건적일까 논비건적일까?

in between 생각과 배려의 차이...

비건 지향을 해 오면서 신기하게도 아직 100% 비건 커플을 만난 적이 없다.  짧은 시간 동안 한쪽이 파트너를 생각해서 살짝 비건에 발을 들여놓은 경우는 보았지만, 대부분 다시 논 비건의 세계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런들 어떤가?  


비건과 논 비건이 만났을 때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둘이 만나면 뭐 먹어?"이다.  비건 다이어트는 가히 예술적으로 이것저것 가려먹으니, 논 비건의 "희생" 스토리가 궁금한가 보다.  


비건 / 논 비건을 떠나서 이 세상에 사는 우리 모두는 어차피 서로 다르다.  같은 음식을 먹는다고,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사는 건 아니다.  


내가 아는 비건 아내와 사는 논 비건 남편이 있다.  아내가 비건을 선언했을 때, "고기를 못 먹을 수 있겠다"라는 불안감이 순간 들었지만, 왜 아내가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더 궁금해졌다고 한다.  "난 우리 강아쥐 생각하면 고기 못 먹을 것 같아?", 하지만 논 비건 남편의 세계에서, 소와 소고기가 같은 카테고리에 들어있지 않다. 소는 동물이고 소고기는 음식이고, 돼지는 동물이고, 돼지고기는 음식이고, 닭은 동물이고, 닭고기는 음식일 뿐이다.  


처음에는 비건을 선언한 아내가 자기랑 너무나 다른 삶을 살고, 본인한테도 비건을 강요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아내는 조용히 자신의 비건 생활을 해 나갔다.  집에서 요리를 할 때, 야채 요리를 하고, 남편은 본인이 먹고 싶은 고기나, 해산물을 살짝 얹어 먹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가끔 돼지고기에 소주를 함께 기울이던  시간이 그립긴 하지만, 본인은 고기를 그리고 아내는 버섯을 대치 해 비건 맥주를 함께 하는 것도 나름대로 분위기가 났다. 


가끔 비건 후배들이 "데이트 상대를 찾기 힘들다"라는 푸념을 털어놓을 때가 있다.  듣고 보면 이해는 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내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방 자체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쪽으로 mode를 바꾸면 정답은 오히려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모든 건 생각의 차이, 배려의 차이이다.  비건이고 논 비건이고를 떠나서, 내가 상대방을 어디까지 이해해 주고 싶은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서로를 어떤 특정한 카테고리에 넣어 놓고 구속하기보다는, 마음의 문 확 열어젖히고 각자가 오롯이 본인이 될 수 있게  해 준다면, 비건과 논 비건과의 데이트가 비건적인지 논비건적인지 나누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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