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 성장 소설 <유니스 다이어리>
어느 봄날의 해 질 녘, 동네를 걸었다.
은근 차가운 바람에도, 그리 맑지 않은 공기에도, 사람들은 고개를 돌려 꽃을 바라보았다.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하루 종일 게임만 하게 생긴 청소년도, 일상이 무료해 보이는 회색 빛깔 아저씨도, 은근 티격태격하는 연인도, 느릿한 걸음의 할머니도, 꽤 무거워 보이는 아이를 안은 젊은 엄마도…
곳곳에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종종 일시 정지했다.
아름다운 것들은 이렇게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고 그 아름다움을 퍼트려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 우리를 웃게 하고, 기꺼이 핸드폰을 꺼내어 아름다운 풍경을 담게 하고, 마침내 그 감동의 힘으로 더 가벼운 발걸음을 허락한다.
한참, 유명 드라마 대사의 영향이었는지 "무용한 아름다운 것들" 이라는 말들이 많이 떠돌았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은 결코 무용하지 않다. 그들은 우리의 마음과 행동에 관여해 좀 더 꿈꾸게 하고 결국 더 나아지게 한다. 그러기에 나는 이 유용한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