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 성장 소설 <유니스 다이어리>
지난 생일 근처에 지인과 와인을 마시다 찍는 줄도 모르고 찍힌 내 손 사진.
인스타 포토 맛집 같은 예쁜 공간이라 인증샷이라도 하나 찍어볼까도 했다만, 점점 살찌고 동그래져가는 내 모습이 별로라 안 찍고 싶어 졌다. 그래도 남은 인생 중 최고로 젊은 날이긴 하잖아.
그리하여 어색하고 쑥스럽게 웃으며 찍힌 흔들린 사진, 살찌고 나이 든 게 느껴지는 정직한 사진, 그리고 이 손 사진이 나에게 왔다.
그나마 손가락은 아직 살이 안 쪄서 이 사진 하나 맘에 들었다.ㅋ 근데 무의식 중에도 잔을 잡고 있는 손가락을 보니 와인 앞에서 행복한, 와인에 꽤 진심인 내 마음이 보였다.
손가락도 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