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 한 번에 한 계단씩 살아가기
지나간 시간
미래의 세상에 참여하는 방법이 꼭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 5년. 스타트업이 나에게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8년. 그리고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 같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12년이 걸렸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스타트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스타트업계에 들어와서 마케팅 책임자로. 스타트업의 창업자와 대표가 증발하면서 스타트업에 대해 어떤 꿈도 어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채 스타트업이라는 것을 했다. 그것이 내게 오랜시간을 방황하게 한 원인이었다. 마케팅 책임자에서 끝났으면 될 일을 스타트업을 책임지는 역할이 한참을 더 헤매게 했던 것 같다.
인스타그램스러운 스타트업 씬
스타트업을 하면서 투자를 받고 회사의 볼륨이 키워나가는 스타트업이라고 하는 법인 사업체를 많이 만났다. 찾아들 오기도 했고. 과거 같으면 그들이 투자로 성장하는 존재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투자로 인스타그램 효과처럼 거품을 키워나가는 존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네임드 스타트업의 7할은..그렇지 않을까.. 스타트업의 활동은 마치 인스타그램에서 아름다운 물건들 혹은 부러운 여행지 풍경 사진 같다. 그 사진을 보며 부러움은 허상으로 변해 꿈으로 둔갑해 거품을 동경하게 한다.
스타트업들의 중심인물이나 주요 구성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제품을 살펴보면 잘 꾸며진 제품 혹은 팀에 대해 멋지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뭔가 수긍할 수 밖에 없는 느낌은 생태계 장악력이었을까. 사실 스타트업의 펀더멘털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마치 2017년-8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코인판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 허상의 크기와 자신감에서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할 때 혼란스럽기도 하다.
풍요로운 스타트업
벤처캐피털에서 돈을 들고 온단다. 그 돈으로 빌당을 샀다고 하고 라이선스를 샀다고(자격을 갖췄다고) 한다. 대기업이서 제휴를 하자고 찾아온다고 한다. 기업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스타트업의 자유분방함에 반한다고 한다. 기업에서의 성장 속도와 방법과는 다른, 개인의 빠른 성장과 개인 플레이의 존중 그리고 스타트업의 인플루언서와의 만남. 등등을 위해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찾아온단다. 스타트업의 성실함은 무엇일까. 자유분방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스타트업 방식, 근거없는 희망을 버리다
적은 자료지만 김승호 회장의 사장학, 기업에 대한 가치관 등을 보면 과연 스타트업은 무엇을 쫓고 있는가 싶다. 사업 아이템 혹은 제품을 가지고 스타트업의 방식을 따라 규모를 키워가는 방법으로 사업을 구축해 가는 방법. 과연 모두가 잘 하는 일이었을까.
재능 없던 일을 반복하면서 자괴감이 소용돌이치던 터널에 갇혀 있었는데 밖으로 나온 것 같다. 잡으면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스타트업의 환상에서 벗어난 느낌이랄까.
매출을 위한 사업 아이템과 매출을 어디에 투자할지 혹은 확장할지 고민하고 매출 볼륨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했다. 더 이상 애써 웃지 않고 더 이상 공허하게 희망스럽지 않는다.
그저 한 걸음씩 스스로에 맞는 방식과 잘하는 것에 감사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오랫만에 아무것도 없는 나 자신 그대로에 자부심을 느끼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