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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Jan 29. 2021

재택근무 끝.  출근 시작.

평화로움을 느끼는 이유

한참 동안 재택근무를 하다가 출근을 다시 한다.


코로나는 내게 바쁘게 지내던 습관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불확실한 상황이 루틴이 되면서 삶이 늘어졌다. 지나고 보니 불안하지는 않지만 꽤 오랫동안의 불확실한 상황은 일상을 공중으로 띄웠고 세포의 파닥거림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반년의 시간은 회파란색이었다. 혈관에 흐르던 피가 잿빛으로 느껴질 무렵에 다시 출근하면서 그동안 싫다고 생각했던 일상(출근)은 파닥거림의 기억을 되살려냈다. 세포가 기억하고 있는 붉은 피.

아 내가 잠깐 잠이 들었던거고 살아있었구나.


다시 사무실에서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하면서 신경이 곤두섰다가 감정이 격해지기도 하고 벅차오르기도 한다. 모두가 몰두하는 가운데 스스로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렇게 휘몰아치는 한주를 마무리하고 주말을 맞이하는 저녁.


주말에 가족과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자 어마어마한 평화로움이 몰려든다. 재택근무를 할 때 그렇게 많이 봤던 가족인데 어쩌면 평화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 행복처럼 상대적인 개념인지도 모르겠다.


가족에게서 느끼는 평화로움은 너무 포근하구나.

참, 늦게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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