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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월 May 30. 2021

마음의 여름

- 자작시 25





겨우내 닫혀 있던 창문 경칩에는 거미줄이 보인다

유리창에는 얼음과 성애가 번갈아 쌓이고

밖이 보이지 않을 만큼의 먼지가 쌓였다


틀에 박힌 얼음은 봄의 온기에 조금씩 녹는다

창은 밖을 보여주고 초록빛은 조금씩 형형해진다


삐걱대는 창을 활짝 열지 못하는 것처럼

오래된 마음은 좀처럼 열릴 생각이 없다가


푸른 마음의 싹이 피어나는지

거미줄을 걷고 슬쩍 창을 닦아본다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것이 되기 전에

창을 열어 초록의 마음에 닿아보니

초록의 눈부심에 마음이 뛴다


여름은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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