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판단하고 냉정하게 충고하면서 자기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헤매기만 하는 걸까.
객관적 거리 조정이 불가능한 건 스스로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차마 두렵기 때문인가.
ㅡ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그렇다. 누군가의 문제를 혹은 현재를 제삼자의 시각으로 보는 일. 그 누군가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것 그리고 보지 못했던 것을 말해주는 사람은 볼 수 있다.
그렇다. 내 문제와 내 현재를 바라보는 누군가의 생각을 듣는 일로 나는 나에 대해 깨닫게 되고, 내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의 본질이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라는 말.
어쩔 때는 맞고 어쩔 때는 틀리다. 그렇다고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일 수도 없다.
나를 보고 싶은 대로 보는 ‘나’를 객관적으로 보게 해 주는 누군가를 통해 나를 바라보게 하는 일.
집착이 아닌 애정의 시선으로.
무시가 아닌 존중의 시선으로.
객관적이되 주관적인 시선으로.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힘든 시기에는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삶을 생각하는 게 쉽지 않다. 이런 시선은 그런 시기를 겪는 중에 나를 직관하는 두려움으로부터 용감하게 마주할 수 있게 한다.
나와 나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