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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담홍 Jul 05. 2023

일이 주는 의미

<세비아빛 초상, 이사벨 아예덴>를 읽으며

<세비아빛 초상, 이사벨 아예덴 /  믿음사>

p.35 좋아서 일을 하는 여자는 남자같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파울리나는 엘리사가 이제 칠레어서 자라던 시절의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좋아서가 아니라 필요하기 때문에 일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 질문 -

Q. 좋아서 하는 일과 필요하기 때문에 일을 하는 차이는?


좋아서 하는 일과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일의 차이는 마음이 있다. 좋아서 하는 일은 힘들어도 기꺼이 인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고, 이 일을 잘 견디고 나면 성장할 것이라도 믿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요해서 하는 일을 나도 모르는 사이 불평불만이 나오게 될 것이다. 


일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좋아서 하는 일은 앞으로의 성장과 발전을 꿈꿀 것이고,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일은 안주하려 하지 않을까.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까? 필요하기 때문에 일을 하고 있을까?

지금 현재 둘 다 하고 있다. 둘 다 미비하지만, 그 미비함 또한 즐기며 나아가고 싶다.


회사의 업무는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일이다. 돈이 필요하고 지금 여건상 제일 수월하게 나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해 나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필요한 일만 하기엔 내 마음의 헛헛함을 채울 수가 없다. 그리고 아이들이 크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하고 싶기에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온라인 세상에서 배우고 싶은 것을 배워가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일도 다 쓸모가 있다는 것을 지금은 안다. 헛 된 일을 사실 없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정재찬 지음] 책의 문장이 떠오른다. 


뜻을 이루기 위해 길을 찾는 것도 훌륭하지만, 이 길에서 뜻을 찾는 것도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하고 말이죠. 그 이후로 비로소 남들의 길이 아니라 내 안의 길에서 뜻을 찾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아, 산 정상은 내 갈길이 아니었구나. 아, 그래서 이렇게 들길과 강 길을 지나게 된 거구나. 아 그래, 내 갈 길은 바다였는지 몰라. 다행이다. 하마터면 바다의 낙조를 보지 못할 뻔했구나, 어서 부지런히 바다를 향해 걸어가자꾸나.
(...)
끝이 있는 잣대로 감히 끝이 없는 것을 재어가며 떨던 건방이 멈춰지자, 그제야 비로소 내가 길을 만난 게 아니라 길이 나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출처 :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정재찬 지음 / p.194

지금 하는 일에 감사하다. 아이들을 보며 시간을 그래도 나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니깐! 요즘 마음의 평정심을 가지고 잘해나가고 있다. 이 또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한 도구임을 잊지 말자고 늘 다짐한다.




<세비아빛 초상, 이사벨 아예덴 /  믿음사>

p.148 "나는 평생 동안 널 기다려 왔고 앞으로도 계속 기다릴 수 있어. 급할 게 없지. 결혼하기 전에 나도 할 일이 많으니까. 일을 하고 있거든."
"일을 한다고! 왜?" 세베로가 호들갑스럽게 소리쳤다. 자기 집안이든 다른 집안이든 일하는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
"배우기 위해서지. 호세 프란시스코 아저씨가 자기 서재를 관리하라고 고용해 주셨어. 책도 내 맘대로 읽을 수 있어. 우리 아저씨 기억하지?"

- 질문 -

Q. 일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 문장을 보고 한 참 머물렀다. 나에겐 일이란?

일에 있어서 경제적인 이유 말고 다른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한 갈증이 크다. 월급이 들어오는 일에 대해 월급만을 바라보는 생활을 한다는 것. 만족스럽지 못하다. 나도, 회사도 상생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제2의 의미 있는 일을 찾고자 나는 이렇게 동분서주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 덕에 배움의 기회가 오고 있고, 삶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에 대한 갈증을 다른 일을 통해 찾으려는 내 모습.


필사반 운영을 하는 것은 일이면서 일이라 여겨지지 않는다. 그건 나에게 기쁨을 주니깐, 즐거움이니깐.

이렇게 한 참 생각을 하는데, 인스타를 보다가 좋은 문구를 발견했다.

동시성!


저는 모든 일이 케어(돌봄)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는 '마음을 쓰다'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무언가 힘든 일이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공유하는 것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손을 내미는 것
그렇게 제가 지닌 것을 상대방에게 내주고
반대로 상대가 지닌 것을 받기도 합니다.
'일하다'란 그렇게 내어주고받으며
서로의 인생을 포개어 가는 것이 아닐까요?

출처 :  <위대한 대화, 김지수 인터뷰집> 중 사와다 도모히로 편


일이란, 내가 지닌 것을 상대방에게 내어준다는 관점을 본다면, 나는 지금 하는 일을 모두 나를 내어주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내어주며 살아간다는 관점으로 보니 일 자체가 뿌듯하게 여겨진다.


이 문장이 나를 홀가분하게 만들어주고, 하는 일에 마음을 다하자라는 다부진 마음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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